[오늘의 포인트]2차전지, 박스권의 新돌파구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09.09.08 11:50

LG화학,삼성SDI, SK에너지 등 급등.."실적반영 급하다" 우려도

코스피지수가 2주 이상 1600선에서 횡보하면서 기존 주도주들의 출렁임이 커지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둔화와 대형주의 부진한 흐름 속에 코스피가 앞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박스권에 갇혀 주춤거리고 있는 사이 종목별 움직임은 꽤 활발한 모습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도 2차전지주들이 답보 상태인 시장의 돌파구 종목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체에너지 가운데 실용화가 가장 앞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특히 세계 각국의 환경 규제와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면서 2차전지주는 전례없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오전 코스피시장에선 LG화학 삼성SDI SK에너지 등 '2차전지 빅3' 상승세가 눈에 띈다.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10000원(4.85%)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인 21만6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SDI도 6.9% 오른 16만8500원에 거래되며 전 고점(17만6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SK에너지 역시 2차전지 소재 부분의 영업실적 확대 가능성과 함께 본업인 정유업황 호전이 부각되면서 무려 14%나 급등하고 있다.

이들 대표주들이 최근 훨훨 나는데는 전기차산업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2차전지는 건전지와 달리 충전할 수 있는 전지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휴대전화와 노
트북 등 소형기기 배터리로 사용됐지만,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로 용도가 확대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은 2015년이면 100억달러를 넘어서고, 2020년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노트북·핸드폰시장에서 2차전지는 낮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성장 기대감이 높았다"면서 "그러나 완성차업계가 금융위기 이후 전기차 출시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2차전지의 실적 개선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삼성SDI는 보쉬와 합작해 설립한 SB리모티브가 BMW에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게 됐다고 밝혔다. SB리모티브는 내년부터 10년간 BMW 차량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한다.

LG화학도 올해 초 GM의 시보레 볼트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011년 생산되는 '뷰익' 스포츠유틸리티 전기차에 배터리 단독공급 업체로 선정됐다.

국내 2차전지는 지속적 투자에 힘입어 일본 수준의 기술력과 공급능력을 확보, 2011~2012년이면 LCD산업과 쌍벽을 이루면서 세계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단기적인 과열 뒤 따라오는 조정에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관련 시장이 커지려면 앞으로도 2~3년은 걸릴 전망"이라면서 "실적을 동반하지 않은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된 탓에 관련주들이 쉬어갈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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