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의 마지막 사자성어 "권토중래"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9.07 11:21
"권토중래하겠다."

7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대표직 사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외대표로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면서 그동안 걸어온 행보를 돌이키기보다는 1달여 뒤 치러질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선거 '승부'에 더 무게를 둔 발언이었다.

"이제 평당원이 되지만 당을 사랑하는 마음과 나라를 더 위하겠다는 행보는 계속될 것"이란 말이 나온 것도 이런 의미에서였다. "큰 양산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정치인이 가야 하지 않겠나 판단했다", "양산을 화끈하게 발전시켜 보고 싶다"는 발언도 나왔다.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박 대표는 마지막까지 출마를 고심했다. 인천부평을과 울산북구를 두고 휴가를 가면서까지 저울질을 거듭했다.

선택은 불출마였다. 박 대표는 "경제살리기"를 변으로 내놨다. 집권 여당 대표가 '의원 배지'보다 '경제'에 더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재보선을 야당의 정권심판론과 같은 정쟁화로 몰고 가지 않겠다는 여권 전반의 판단도 작용했을 터다.


6개월이 지나고 박 대표는 양산 출마를 선택했다. 여당 대표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나서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표직을 내놨다. 박 대표는 "양산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대표직을 그만두고 전력을 다해 심판을 받는 게 옳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표 취임 후 지난 1년2개월 동안 박 대표는 당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완충지대 역을 원만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친박계 당협위원장 임명 등 당내 계파 갈등 문제를 큰 잡음 없이 해결하면서 화합형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원외대표와 세력 없는 정치인이라는 꼬리표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당·정·청 소통 부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 뒤 "인생을 아무리 잘 산 사람도 마지막에 가선 인생을 이렇게 좀 더 잘 짤 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며 "그런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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