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꿈틀하는데 미동없는 환율… 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9.09.05 16:26
원/달러 환율이 고요하다. 지난해 말 하루만에 100원씩 움직이던 환율은 지난 5월부터 1200원대에 완전히 안착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췌장암 발병설이 불거졌던 지난 7월13일 딱 하루를 빼곤 한번도 1200원대를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엔 변동폭이 더 줄었다. 요근래 12일간은 징검다리 장세를 보이며 1240원대를 꿋꿋이 지켰다. 4일 환율 종가는 1241.5원. 하루 내리면 하루 오르는 식이다. 증시는 여전히 환율을 움직이는 주요 변수이긴 하나 연관성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7월말 환율은 1240원대 초반에서 움직였다. 최근 환율과 별반 차이가 없다. 8월 들어 1218원에서 연저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하루효과에 그쳤다.

같은 기간 증시는 들썩였다. 7월말만 해도 1400대 후반에서 거래되던 코스피지수는 8월 들어 1500선에 접어들었고 이달엔 1623까지 올라 연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는 1608.9에서 마감했다. 한달여간 100포인트가 넘게 뛴 것이다.

환율이 증시만큼 변동폭이 크지 않은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외화유동성 흡수속도가 생각보다 빨랐다는 점이 꼽힌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금융위기 때 시중에 풀었던 자체 외화자금 102억달러를 전액 회수했다. 국제 금융시장이 호전됐다는 판단에서다.

호황때 달러공급 역할을 했던 조선업체 수주가 대폭 줄어든 것도 환율의 추가하락을 막았다. 금융위기 전 사상최고치를 이어온 조선업체 수주실적이 좀체 나아지지 않으면서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조선업체 수주는 과거에 비해 적은 규모"라며 "대형조선사를 중심으로 수주 움직임이 가시화하면 환율하락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서히 나아지는 추세라 4분기엔 수주가 늘 수도 있단 전망이다.

여기에다 상반기 활발히 해외채권을 발행했던 공기업들이 향후 환율이 내릴 거라고 예상하고 매수시점을 늦춘 것도 환율하락의 발목을 잡았다. 8월 중에는 미세조정으로 추정되는 당국의 움직임도 포착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한두가지로 얘기할 수 없다"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결과"라고 말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휴가철부터 추석 전까진 거래량과 환율변동폭이 적다는 점도 원인이다. 일시적인 변수가 큰 만큼 올해말 1100원대 진입한다는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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