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험담은 회사 옮기기의 毒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09.09.10 12:45

[머니위크 커버]갈아타기 완전정복/ 직장ㆍ라인

대기업 임원인 S씨는 요즘 딜레마에 빠졌다. 그가 일하던 회사가 다른 회사에 합병된 것이다. 다행히 그가 일하던 조직은 유지됐지만, 사장은 인수기업 쪽에서 새롭게 선임한 인물로 바뀌었다.

S씨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린다. 이력서를 새로 쓸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충성을 다짐할 것인가?

헤드헌터 전문업체 커리어케어의 신현만 대표가 쓴 직장인 처세술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의 비밀>에 나오는 한 사례다. 직장인이라면 그저 남의 얘기로 치부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다.

당신은 성공을 꿈꾸는 야망이 큰 사람이다. 혹시 지금이 사내 핵심 세력에 더 가까이 다가가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라인 호핑(line-hopping)이 필요한 때인가? 아니면 과감하게 직장을 옮기는 이직을 결단해야 하는가? 갈아타기를 통해 나의 경력과 몸값을 관리하는 것 또한 능력 있는 직장인의 필수 재테크다.

◆사내 라인 갈아타기

“사내 라인으로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나?”

이 질문에 "YES" 라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8명. 또 그중 절반에 해당하는 4명은 "파벌 싸움에 의한 불필요한 스트레스 가중이 크다"고 답했다.

지난 1월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1984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라인 문화와 관련해 설문 조사한 내용이다. 조사결과 '직장 내 라인이 존재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72.0%. 때로는 이런 사내 라인이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정글과도 같은 직장 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라인을 잘 이용해야 하는 것이 직장인들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미지 컨설팅업체인 이미지21의 하민회 대표는 “냉정히 말해 라인 갈아타기란 그룹사 이사나 전무급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며 “그 밑의 직급으로는 상사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성향이 잘 맞지 않거나, 혹시 예전에 모시던 상사와는 다른 라인에 속해 있는 상사라고 하더라도 ‘언제나’, ‘무조건’ 결례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오히려 애매한 갈아타기, 예를 들어 승진이 빠른 이사나 전무와 갑자기 지내는 경우엔 사람만 가볍게 보일 뿐 실제로 득을 보기는 어렵다”며 “개인적인 친분과 업무관계가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가능한 업무지향적 관계를 가져가는 것이 여러모로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인 갈아타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새로운 상사와 빠른 시간 안에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은 헤드헌터 전문업체 커리어케어의 권명 시니어 컨설턴트가 소개한 몇가지 행동 수칙.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상사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점심이나 저녁, 심지어 담배 피는 시간까지 활용해 최대한 상사와 많이 부대끼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든 인맥관리의 기본인 경조사 챙기기도 놓쳐선 안 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직장 상사와의 원만한 인간관계가 1차적인 목표라 할지라도 반드시 동료들까지 경조사를 함께 챙겨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사만 챙기다가는 아부 잘하는 인간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권 컨설턴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직속 상사에게 ‘늘 당신을 존경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라며 “그래야 혹시 다른 상사와 친하게 지내더라도 직속 상사에게는 이 또한 당신이 우리 부서를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직장 상사와의 인맥 관리 또한 기본적인 인맥 관리 노하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직장 동료들에게 두루두루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 라인 관리에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직장 갈아타기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A 대리. 그러나 현 직장에 불만이 많았던 그는 더 좋은 회사에서 높은 연봉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면접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그 동안 마음의 상처를 털어버리고 싶었던 A 대리.

거침없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유난히도 그를 괴롭히던 김 부장, 사사건건 시비를 걸던 지원부서의 오 대리에게 지금까지 참았던 불만을 다 터뜨려 버렸다. 통쾌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하며 출근 날짜를 기다리던 A 대리는 그러나 머지않아 ‘마른 하늘의 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이직하기로 한 회사에서 입사 탈락 통보를 받고 만 것이다.

보통 이직을 위한 입사 프로세스는 서류전형, 1차 면접, 2차 면접, 처우조건협상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판 조회를 거치게 된다. 대개의 경우 마지막 과정인 사내 평판을 의식하지 못하고 A 대리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다 잡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

권명 시니어 컨설턴트는 “비공개로 실시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평판 조회를 실시하고 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때문에 떠나는 회사에도 마지막까지 좋은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21 하민회 대표는 “이전 직장의 동료들과도 지속적인 연락을 하며 인간관계를 관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에는 직장 문제에 있어서도 이전 직장에 추천이나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이전 직장에 대한 험담이나 기밀은 절대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끝내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연봉 협상의 과정이다. 이왕 갈아타기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더 많은 연봉, 높은 직급을 얻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때 본인의 능력을 절대 겸손하게 않게 110% 피력하는 것이 방법. 회사에서 제시하는 연봉이나 직급에 대해 나에게 주도권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절대 확답을 피하는 것이 요령이다.

권 컨설턴트는 “이직하고자 하는 회사의 최종결정권자가 합격을 확정 지은 후, 다시 말해 주도권이 나에게 넘어오고 난 뒤에 인사담당자와 최종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며 “이 때도 최대한 부드럽게 ‘높은 연봉이 필수 사항은 아니지만 최고의 성과를 위해 적절한 동기 부여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 대표는 “새 직장에서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자개소개와 의사소통 노력으로 자신이 먼저 다가가는 개방적인 태도가 무엇보다 필수적”이라며 “상사와 부하를 가리지 않고 먼저 인사하고 친절을 보이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은 여성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전 직장과 비교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자신을 지도하고 도울 수 있는 상사를 서둘러 확보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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