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스스로 공부 잘하고 싶게하는 법

이서경 푸른소나무정신과 원장 | 2009.09.05 14:32

[이서경의 행복한 아이 프로젝트]

흔히들 말을 물가에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말이 물을 먹도록 할 수는 없다고 한다.

아이에게 이것저것 공부를 시키고 싶지만, 환경을 조성해 주어도 본인이 하지 않으면 공부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을 즐기는 사람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처럼 스스로 재밌어서 하는 공부야 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공부일 것이다.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아이의 학습 동기를 고취시키려면 부모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동기부여는 인간의 내부에서 발생되므로, 부모는 아이에게 자신을 믿고 따를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공부를 어떠한 성취가 있을 수 있는지?” 를 아이와 진지하게 상의하고, 성취, 인정, 책임감, 성장이나 발전 등의 항목과 관련하여 아이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증거와 자료를 꾸준히 제시해야 한다.

심리학자 골먼이 처음 사용한 EQ(Emotional Intelligence)의 다섯 가지 특징 중에도 동기부여가 있다. 골먼은 동기부여를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을 성취하려는 욕구“라고 했다. 어떠한 것에 대한 성취 욕구가 생기려면 기대하고 원하는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 먼저이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부모가 아이의 학습 동기부여를 위해 도와줘야 할 첫 번째 일이다.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되는 이야기나 경험을 통해 아이의 마음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리는 게 중요하다. 평범한 사람들이 성취한 경험은 동기 부여에 큰 힘이 된다. 역경을 뚫고 학업에 성공한 또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누구나 훌륭하게 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이러한 욕구가 아직 우리 아이 마음 속에서 깊이 잠자고 있다면, 그 욕구를 깨워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와 관련하여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안전, 친화, 평가, 자아실현 욕구의 5단계로 구분했는데, 이 중에서 4단계인 평가 욕구와 5단계인 자아실현 욕구가 인간이 가지는 발전에의 욕구이다. 평가 욕구는 주위의 인정과 존경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이고, 자아실현 욕구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에 대한 욕구를 말한다. 문제는 아랫단계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윗단계의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와 부모의 관계가 좋지 못하다면 즉 친화의 욕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 그 상위 욕구에 대한 동기가 생길 수가 없다. 안전감, 부모와의 친화감이 충분히 충족된 이후에야, 아이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면서 공부에 대한 동기가 조금 생긴다. 공부를 통한 인정을 충분히 받은 이후에야 내적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한다는 동기가 생기게 된다.

만약 아이가 이러한 경험을 한다면 이 아이는 평생 공부와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공부는 인생에서 언제 시작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언제 손을 놓느냐가 중요하다. 비록 좋지 못한 대학을 나왔더라도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를 스스로 잘 하는 아이는 성공할 가능성이 많이 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학습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 아이는 나중에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근시안적으로 아이의 공부를 바라보지 말고, 아이의 긴 인생을 바라보고 학습에의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은 길다. 그 긴 인생동안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인지 막막하다면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될 것이다.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이 긴 인생에서 끝내 웃는 비결일 것이다.

매번 새로운 목표와 흥미에 대한 영감을 불러일으켜 주는 것, 그러한 자료를 제공받을 기회를 주는 것, 그리고 종국에는 아이 스스로 동기 부여와 자극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공부를 하라는 잔소리보다 훨씬 아이의 마음을 강하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물론 끈기가 있어야 한다. 한 번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지 말고, 부모가 아이에 대한 믿음과 비전을 가지고 꾸준히 동기부여를 위해 독려하면 아이의 마음도 서서히 바뀔 것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3. 3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