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9.03 07:53

'단기급등' 따른 기간조정일 뿐…ITㆍ車 부품주 관심

글로벌 증시에 조정의 분위기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빠르게 상승하기도 힘든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중국 증시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고 미국 증시도 나흘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크지 않아 '디커플링'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만 우리 증시도 어느 정도의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정의 원인을 봐야= 조정을 거친다면 어느 정도 큰 폭의 시련이 있을지가 중요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정의 깊이는 깊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이 전망하는 것은 조정의 이유가 '단기 급등'이라는 가격 부담 이외에는 별다른 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출구전략의 고민이 시장의 저변에 깔려 있지만 아직 출구전략은 먼 이야기다. 특히 각국 정부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실패'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가 이제 막 고개를 들기 시작한 상황에서 칼을 빼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채권 매입 프로그램 종료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부양책을 철회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물론 출구전략이 당장 시행되지 않더라도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만으로도 시장은 반응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지만 시장이 이미 한차례 출구전략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바 있어 본격적인 조치가 나오기 전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논의 자체만으로는 시장이 겁을 먹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시점에서 큰 폭의 조정을 불러올 수 있는 요인들을 체크리스트로 만들고 이 요인들을 점검하면서 단기 파동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에서는 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가파르게 상승한다거나 금리의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 등이 나타나면 곤란해 질 수 있다"며 "또 대출이 빠르게 증가해 통화유통속도가 빨라질 경우도 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이 크지 않다면 대응도 클 필요 없다= 방향성이 바뀌지 않았고 변동성만 커진 거라면 방향성에 맞춘 매매 전략이 필요하다. 큰 폭의 조정이라면 오를 때마다 팔아야겠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속도조절이라면 하락할 때마다 사는게 맞다.

많이 올라서, 빨리 올랐으니 빠지는 거라면 반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빠졌으니까, 속도조절을 했으니까' 하는 심리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9월 중순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10월에는 본격적인 3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좋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오히려 9월에 조정을 거치는게 10월장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그렇다면 무엇을 살 것인가. 답은 여전히 IT와 자동차, 주도주다. IT와 자동차는 실적회복과 함께 구조적인 성장 스토리가 가미된 업종이다. 물론 외국인이 최근 IT와 자동차를 매도하는 등 이전과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IT와 자동차 비중을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확대한 상황이다. 하루 이틀 매도한다고 해서 이들 업종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주도주의 폭을 확장한다면 관련 부품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조동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주도섹터나 주도테마의 이격확대가 부담스러워 대안을 찾는다면 단순히 소외주를 찾기 보다는 주도섹터 내에서 2위권 기업이나 관련 부품주를 접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IT와 자동차 부품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코스닥시장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이 코스닥에서 사들인 종목도 대부분 IT와 자동차와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시장에 대한 관심도 주문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지난달 25일 이후 사들인 업종이나 종목도 코스피시장의 주도 종목과 연관된 부품이나 관련 종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며 "종목별로는 기관도 매수에 가담하고 있어 코스피시장의 대형 종목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관심을 갖는 종목에 대한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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