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대신 닭' 회사채 품귀 카드·캐피탈채 부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9.02 11:23

A급 우량채 줄자 저평가된 대안 투자처로 눈길

우량 회사채 발행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 신용경색 후 올 들어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자 기업들이 미뤄뒀던 채권 발행을 상반기에 집중한 탓이다.

우량 회사채가 품귀현상을 빚자 그간 저평가 받았던 신용카드나 캐피탈회사의 채권이 투자자들에게 대안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신용등급 A- 이상 회사채 발행(공모사채 기준)액은 1조6415억원이었다. 이는 전달 발행액 2조4706억원에 비해 33.6% 줄어든 규모다. 더구나 AA- 이상 회사채 발행 규모는 8900억원에 그쳤다.

연초 A급 이상 회사채 발행액은 4조4911억원이었고 2월엔 7조8350억원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서면서 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회사채 발행이 줄을 이었기 때문.

발행이 늘고 매수도 몰리면서 3년 만기 AA- 회사채 금리는 연초 7.73%에서 6월5일 4.90%까지 떨어졌다.

우량 회사채 발행액은 3월 6조1286억원, 4월 4조3620억원, 5월 4조5773억원 6월 2조6438억원으로 조금씩 줄었다. 기업들이 자금 사정이 넉넉해지면서 회사채를 발행할 이유가 줄어든 탓이다.

지난 달 전체 회사채 발행액은 2조2258억원으로 전달보다 49.8% 감소했고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7.5% 줄었다.

일부에선 카드채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카드채는 건전성에 비해 금리가 아직 높아 투자 매력이 높다"며 "발행금리가 유통금리보다 0.10%포인트 낮은 수준까지 정해질 만큼 사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드사들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충당금적립기준을 강화해 넉넉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자기자본을 대폭 확충하고 부실채권 축소를 통한 재무융통성을 높이는 등 재융자(리파이낸싱)할 능력도 크게 개선돼 투자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캐피탈채도 우량 회사채를 대신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캐피탈채 금리는 신용등급이 같은 회사채보다 1.00%포인트 가량 높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금리차가 0.30~0.40%포인트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 하락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기명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캐피탈회사는 은행계열이나 그룹계열이 대부분으로 대주주의 직간접적 지원을 통한 재무적 융통성을 보유하고 있어 상환능력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유 업무인 할부나 리스 중심의 대출보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나 가계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점은 향후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큰 폭의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매매 관점보다 만기까지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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