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박찬구前회장 금호석화 이사들에게 보낸 문서

최석환, 기성훈 기자 | 2009.09.01 18:07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보호를 위해 드리는 말씀

친애하는 금호석유화학 이사 여러분,

지난달 28일 불법적인 이사회 소집과 기습적인 의안상정으로 이루어진 대표이사 해임결의 이후 저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저의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박삼구 회장측은 무엇이 감추고 싶은 것인지 엄연히 회사의 이사인 저의 글을 무단히 삭제하였습니다.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도 사실을 호도하고 진실을 왜곡하려 애쓰는 박삼구 회장측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저는 박삼구 회장과 그룹측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불법적인 행동을 시도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깊은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금호석유화학의 대주주 및 이사로서 또한 지난 30여 년간 금호석유화학을 위해 헌신한 임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 보호를 위해 이사 여러분들께 몇 가지 충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이사 여러분께 이러한 말씀을 드리는 것은, 여러분들의 승인이나 묵인 없이는 금호석유화학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행동도 이루어질 수 없으며, 이러한 잘못을 막아내는 것이야말로 회사와 주주에 대한 이사 여러분의 법률상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대주주 혹은 계열사를 위하여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이 희생되는 일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박삼구 회장측은 박삼구 회장의 자제인 전략경영본부 박세창 상무 등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을 금호렌터카와 금호개발상사가 매수하도록 하였습니다. 양사는 금호석유화학의 손자회사로서, 금호렌터카는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이고 금호개발상사도 30억원을 차입하면서까지 주식을 매입하였습니다. 양사 입장에서 볼 때 주식매입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이 전혀 없어 배임적 거래임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그룹측에서는 박세창 상무 등의 금호석화 주식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산업 주식 매각이 필요한 상황에서 산업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 필요하였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는 금호렌터카 및 개발상사 나아가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을 전혀 도외시한 거래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미 저질러진 일에 대해서는 응분의 법적 책임이 따르겠지만, 앞으로도 박삼구 회장측의 필요에 위해 금호석유화학이나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 손자회사들의 이익이 훼손되는 일이 다시금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박삼구 회장측은 대우건설 풋백옵션으로 인해 금호산업이 위기에 처하게 되자, 풋백옵션에 대한 법적 의무가 없는 금호석유화학으로 하여금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날인할 것을 강요하였습니다. 저는 이를 막아보고자 대표이사 인감을 보관하기까지 하였지만 허사였습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날인함으로써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산업과 공동으로 의무를 부담할 것으로 보여지는바, 향후 금호석유화학이 이에 따라 손해를 보게 된다면 마땅히 박삼구 회장 및 이에 관련된 경영진들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장차 박삼구 회장측이 장차 금호산업 또는 금호석유화학과 무관한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해 어떠한 위법, 부당한 지원행위를 시도할 지 모르겠으나, 이사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위법, 부당한 거래를 막는 것이 여러분의 법률상 책무임을 명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금호석유화학과 주주 및 임직원의 이익이 희생되는 것을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불법적 거래를 지시, 관여, 승인한 경영진에 대해서는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둘째, 금호석유화학의 지분구조를 인위적으로 왜곡, 변경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됩니다.

박삼구 회장이 불법적인 이사회에서 저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함에 따라, 저와 박삼구 회장간에는 명백히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이와 같이 주주간에 경영권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회사의 이사회가 지분율의 현격한 변경을 가져오는 행동을 하는 것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발행주식총수의 약 22%에 이르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바, 이사회가 이러한 자사주를 경영권분쟁의 당사자인 박삼구 회장이나 그 측근, 또는 우호세력에게 매각하고자 한다면 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구조를 자의적으로 왜곡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회사 및 주주에 대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법의 엄중한 판단을 받게 될 것입니다.

셋째, 금호석유화학의 소중한 인력을 본연의 업무 이외에 활용하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작금의 사태와 관련하여 연일 언론 지상에서는 ‘그룹 관계자’라는 정체불명의 인물이 등장해 시장을 교란시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교묘히 사실을 왜곡하는 등 위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들의 행동을 좌시하고만은 있지 않을 것이나, 그에 앞서 이러한 활동의 뒷면에서 얼마나 많은 금호석유화학의 인재들이 ‘그룹’이라는 미명 아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인재들은 회사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들이 저와 박삼구 회장 사이의 분쟁에서 어느 한쪽을 위해 일하는 것은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이들은 모두 금호석유화학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저는 이사 여러분께 세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은 금호석유화학의 이사로서 금호석유화학 및 주주의 이익 극대화라는 본연의 임무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며, 법률에 따라 선관의무 및 충실의무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외이사 여러분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경영진의 위법부당한 행위를 감시, 감독할 막중한 임무가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저의 충언을 외면하고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을 해하는 행위로 나아갈 경우 저는 법이 허락하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이를 저지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며, 금호석유화학과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2009년 8월 11일

박 찬 구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지금 난리났다" 울면서 신고한 편의점 직원…그곳으로 못 돌아갔다
  2. 2 "결혼 누구랑?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허웅이 남긴 '미련문자' 공개
  3. 3 허웅 "두 번째 임신, 내 아이 맞나 의심됐다"…직접 나서 눈물의 해명
  4. 4 "보는 사람 없어, 한 번만"…알바생 수차례 성폭력한 편의점주
  5. 5 "허웅, 애 낳자고 해서 짜증나"…전 여친 새로운 녹취록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