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産 신종플루 백신 국내 공급될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9.09.01 13:29

보건당국, 안전성·유효성 입증된다면 가능

보령제약이 중국의 백신기업 시노백과 신종플루 백신 독점공급 계약을 맺어 국내 백신공급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일단 보건당국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구매여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백신 물량확보에 나선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백신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남아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품목허가 절차 역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보령제약은 1일 중국 백신기업 시노백에서 신종플루 백신을 독점 공급받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보령제약은 최대 10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 이상의 신종플루 백신을 국내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노백과 활란 등 중국 업체 2곳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백신 공급을 타진해왔으며 시노백은 여러 업체 가운데 보령제약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백은 7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임상을 진행했으며 중국 식의약국의 시판허가를 앞두고 있다. 중국 베이징 당국으로부터 1000만 도즈의 신종플루 백신 주문을 받아 9월부터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보령제약은 중국에서 허가를 받는 대로 식약청에 국내 판매를 위한 신속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식약청의 품목허가를 통과한다면 충분히 (구매결정이)가능할 것"이라며 "백신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연내 1000만 도즈의 백신을 확보, 2회 접종을 기준으로 500만명에 예방백신을 공급할 방침이다. 내년 2월까지 전 인구의 27%인 1336만명에 백신접종을 마칠 계획으로 정부는 최근 물량 부족이 예상되며 다국적 제약사인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백신 300만 도스를 공급받기로 했다.

GSK는 이 물량을 오는 11월~12월 국내 공급할 예정으로 한국정부의 긴급요청이 있을 경우 허가과정 없이 바로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노백의 백신은 식약청의 품목허가를 받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에 계절독감 백신을 공급했던 GSK와는 달리 시노백은 백신 공급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다.

식약청은 수입백신의 빠른 공급을 위해 신속심사 절차를 적용할 방침이지만 신속심사 절차는 기존 계절독감 백신 등의 자료에 근거해 진행된다. 시노백의 경우 기존 공급 자료가 없어 계절독감 백신의 안전성.유효성 검토와 임상시험 자료 검토, 현지 공장실사 등이 모두 이뤄져야 한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백신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남아 있다. 중국은 당초 전 인구의 1%에 대한 접종을 계획했다가 최근 5%로 접종대상을 확대했다.

중국 정부가 시노백의 예방백신을 자국 국민을 위해 먼저 쓰기로 결정할 경우, 국내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이 본부장은 "지난번 중국 방문 시 중국 정부가 확실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중국 정부도 자체 쓸 물량이 우선일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보령제약은 시노백이 중국 내 백신생산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공급자로 지정된 기업으로, 식약청 심사 통과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시노백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제약사로 중국 보건당국에서 계절독감 공급 업체 4곳 중 한곳으로 지정됐다"며 "그동안 계절독감 백신, 조류독감 백신 등을 생산해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에는 11개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회사가 있으며 이들의 총 생산규모는 연간 3억6000만 도즈다. 시노백은 연간 계절독감 백신 500만 도즈를 생산하고 있으며, 신종플루는 2000만~3000만 도즈 생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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