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출산율을 제고하려면

이진수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2009.08.31 07:42
유엔 통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여성들이 가임기간 중 출산하는 평균 자녀수는 1.22명으로, 조사대상 197개 국가와 지역에서 4번째로 낮다.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올 현재 4800만명에서 2050년에는 44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는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예컨대 인구감소에 따른 노동공급의 축소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이는 국민들의 생활수준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출산율 감소가 우리나라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같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선진국들은 보편적으로 출산율이 낮으나, 국가별로는 원인과 배경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소득이 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을 살펴보면 미국(2.09명), 뉴질랜드(2.02명), 프랑스(1.89명)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일본(1.27명), 이탈리아(1.38명), 스페인(1.43명) 등은 낮다.

고소득 선진국에서도 각각 출산율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분석한 자료(Feyrer, Sacerdote, and Stern, 2008, "Will the Stork Return to Europe and Japan? Understanding Fertility within Developed Nations,"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에 따르면, 출산율에는 남성들이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는 정도와 정부의 육아관련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및 뉴질랜드 등 출산율이 높은 국가는 남성과 여성의 가사, 육아 분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등 출산율이 낮은 국가의 분담 정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가사 및 육아의 부담이 여전히 여성들에 집중될 경우, 여성들이 출산을 꺼리게 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부의 출산장려책, 특히 육아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여성들이 일을 하는 동안 아이들을 돌봐줄 탁아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국가의 경우 출산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연구자료(Lalive and Zweimuller, 2009, "How Does Parental Leave Affect Fertility and Return to Work? Evidence from Two Natural Experiments,"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를 보면 육아휴직제도가 미치는 영향이 적잖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례로 오스트리아는 1990년 육아 휴직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면서, 가임여성 100명당 출산아동수가 이전보다 12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우리나라가 경험하고 있는 출산율 저하가 앞으로도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와 경제에 심각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곳곳에서 인구노령화와 함께 저출산을 우려하는 건 이 때문이고, 그만큼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산율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는 가정, 사회 및 국가 모두가 종합적으로 노력할 때 보다 효과적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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