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업체 어음할인 '주의보'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8.31 07:11

[명동풍향계]어음할인 배경 두고 소문 무성…경영권 놓고 머니게임

일부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가운데 명동 사채시장에 어음할인 문의를 해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회사 경영권 분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유상증자 직후 어음할인 요구, '의심'=코스닥 업체 A사는 최근 명동에 20억원 규모의 어음 할인 가능성을 타진했다. 단위는 7억5000만원, 5억원 등으로 규모가 적지 않았다. 이 업체는 올 상반기 동안 15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곳으로 명동에선 어음할인 동기가 의심스럽다는 분위기다.

명동은 이 업체가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자본을 확충하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놓고 대주주간 머니게임이 벌이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명동관계자는 "코스닥 업체에선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융통어음이 많이 나온다"면서 "시장에선 이런 기업을 경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회사는 어음을 할인하겠다면서도 실물 어음은 전해주지 않고, 여러 업체에 할인가능 여부만를 타진하고 있다. 이런 경우 정상적인 상거래에서 발생한 어음이 아니라, 자금조달을 위한 융통어음일 가능성이 많다. 명동에서는 통상 세금계산서가 첨부됐느냐를 먼저 확인하는데, 융통어음은 대부분 없다.

A사도 세금계산서가 없었는데, 명동에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배서업체에 있는 문제까지 찾아냈다. A사에서 자금 융통이 여의치 않자 유령업체를 배서자로 내세워 진성어음인 것처럼 꾸며 할인을 요구한 것이다.


명동관계자는 "배서업체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매출이 전혀 없는 유령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런 회사에서 배서를 한만큼 융통어음으로 인식해 할인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자본여력 없어 명동자금으로 M&A모색=이 외에도 상반기 결산 실적을 기반으로 다음달부터 코스닥 업체간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명동에선 코스닥 업체 어음할인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B사는 최대주주가 변경되고 난뒤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나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명동에 융통어음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액수는 10억원 규모다. C사도 유상증자로 자본확충이 여의치 않자 역시 같은 규모의 융통어음 할인을 요청하는 상황이다. 명동에선 이들 업체에서 M&A를 추진 중이나 자본이 워낙 부족한 탓에 명동에까지 손을 빌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명동 관계자는 "이런 업체들은 그간 주가가 폭락하며 자본잉여금이 10분의1수준으로 줄어든 곳이 대부분"이라며 "M&A를 원하지만 자본여력이 없는 탓에 일단 명동에서 인수자금을 구할 요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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