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28일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주식 1285만4195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주식을 매입했으며, 매입금액은 종가(10만4000원) 기준으로 총 1조3368억 원이다.
이번 매입으로 현대모비스의 현대차 지분율은 종전 14.95%에서 20.78%로 증가했다. 현대모비스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이번 주식 취득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특히 이번 주식 취득으로 인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최소 출자 지분 요건 (20%)을 갖춰, 사실상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지분구조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지분이 얽혀 있는 순환출자 형태를 띠고 있다. 현대차가 기아차(36.44%)를, 기아차는 현대모비스(16.88%)를, 현대모비스는 현대차(14.95%)를 각각 지배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현대차 지분 5.84%를 보유하면서 순환출자 구조의 다른 한 고리로 얽혀 있었다. 그러나 현대모비스가 현대제철이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전량 인수함으로써 현대제철은 일단 이 구조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그룹이 이 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현대모비스 중심의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단순화를 통해 지난 20일 승진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적 측면에서는 현대제철이 당진제철소 가동 등을 앞두고 미리 현금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현대모비스를 축으로 한 지주사 개편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계획을 검토할 수 있지만 당장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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