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에 불확실성…흑자축소 우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08.28 11:24

8월 경상흑자 상당폭 줄 것..고유가 영향.환율효과 희석

경상흑자 기조에도 불확실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수입 감소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큰데다 유가 상승, 여행수지 적자 확대 등의 변수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행도 8월 국제수지는 상당폭의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불황형 흑자의 탈피를 넘어서 흑자 기조가 퇴색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상흑자 감소..증권투자수지 사상 최대
지난달 경상수지는 44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여섯 달째 흑자 기조다. 하지만 흑자 규모는 전월에 비해 10억 달러 줄었다. 상품수지가 61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월(66억 1000만 달러)에 이어 여전히 60억 달러선의 큰 폭 흑자를 기록했지만 여행수지 등 서비스 수지 적자 확대가 영향을 준 결과다.

외형상으로 불황형 흑자(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폭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흑자) 기조도 더 뚜렷해졌다. 7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5% 줄어든데 비해 수입은 34.8% 감소했다. 6월에 비해서도 감소율(수출 감소 -22.5%, 수입 감소 -33.0%) 격차가 더 커졌다.

하지만 이같은 불황형 흑자 기조는 흔들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들어 1 ~ 20일까지의 수출이 162억 달러, 수입이 183억 달러로 21억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 통상적으로 수출은 월말에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자폭이 심상치 않은 수치로 올 들어 매달 20일에 잠정 집계한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한은도 경상흑자 규모가 8월 들어 상당폭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이번달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계절적요인으로 여행수지 적자폭 확대와 특허권 사용료 지급 증가로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며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달보다는 상당히 축소될 거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밖에 증권투자수지는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유입을 기록했다. 7월의 증권투자수지(유입액-유출액)는 79억4000만달러의 유입초과로 사상 최대였다. 외국인 주식매입 확대 등을 바탕으로 한 결과다.

이영복 팀장은 "한국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회복속도가 빠른 데다 글로벌 경기도 상대적으로 안정되면서 국내 기관들의 해외 증권발행,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투자 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흑자기조 유지될까..여행적자.고유가 변수
이번 달 흑자규모가 줄어드는데 주된 영향을 준 것은 여행수지 적자였다. 여름 휴가와 방학 등 계절적 요인 등으로 여행수지 적자는 8억2000만 달러에 달해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늘어났다. 해외 여행 등으로 쓴 돈은 1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역시 11개월만에 다시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또 특허권사용료 지급(5억9000만 달러) 확대 등으로 기타서비스 수지 적자규모도 14억6000만 달러에 달해 6월(12억9000만 달러)에 비해 커졌다.

매달 60억 달러에 달하던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도 예상되고 있다. 이달 초 수출 대기업들의 휴가가 몰리면서 수출 대기물량이 늘어난 데다 원.부자재 수입이 점차 늘고 있는 탓이다. 관세청과 지식경제부 등에서는 8월 전체로는 20억 ~ 30억 달러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한은도 조업일수 감소와 휴가 등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수출 감소를 전망했다. 환율 하락도 부정적인 변수다.

유가 상승도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1 ~ 7월 평균 51달러 수준인 원유 도입단가는 6월 60.7달러, 7월 69.1달러로 뚜렷한 상승세다.

유가가 이렇게 급등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몰아닥친 세계 금융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심리와 여기에 편승해 각종 자금이 원유시장으로 유입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월별 원유 수입금액도 6월에는 37억6000만 달러에 그쳤지만 7월에는 45억2000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불황형 흑자 종료에 앞서 경상적자 반전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향후 경상수지 전망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적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내수가 회복되면서 경상흑자 규모는 앞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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