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조용한 취임 1주년'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8.28 08:55

특별한 행사 없이 임직원에게 이메일만.."사업 정상화에 매진"

지난해 8월 28일 윤만준 전 현대아산 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아산 수장에 오른 조건식(사진) 사장이 28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조 사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전하는 것을 빼고는 특별한 행사는 갖지 않을 예정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조 사장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취임 1주년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갖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이메일에서 "현정은 회장이 방북해 금강산 관광 재개 등 5개 항에 합의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낭보였다"면서 "1년이 넘게 회사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싸우며 고생하고 헌신한 결과 큰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사장은 "아직 마음을 놓을 때는 아니다"면서 "최소한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재개되는 그날까지 지금의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년 이상의 공백으로 사업재개를 위해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면서 "자체 준비는 물론, 당국 및 관계기관과 협력까지 꼼꼼하게 챙겨서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성심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사장은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된 직후 북측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문제 해결에 적임자로 기대를 받으며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 후,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성과를 얻기 전까지는 조 사장은 취임 직후, 하루도 얼굴 필 날이 없었다.

금강산 사고로 대북 관광 사업이 중단된 이후 현대아산에는 창립 10년 이래 가장 큰 위기였다. 사업 중단 이후, 지난달까지 현대아산의 매출손실액만 1700억 원에 달했으며 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강산 사고 이전 1084명이던 직원도 411명으로 줄었다. 자신은 물론 남은 직원들은 급여를 삭감하고 반납해야 했다.


조 사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회사 차원의 자구 노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며 절박한 심정을 공개적으로 토로했다.

사실 현대그룹은 조 사장을 '경영 경험이 전무한 관료가 기업 CEO로 발탁된 것"이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이러한 외부 시선에 조 사장도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말이다.

하지만 조 사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사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자신부터 당장 그만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대북 관광 사업 재개 등 사업 정상화에 열의를 보였다.

지난 2월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현대아산 임직원들과 함께 금강산관광 예약판매 홍보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해 직접 청계천 가두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 청계천 광통교 일대에서 금강산관광 예약판매를 홍보하는 가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대북사업 손실 최소화를 위해 건설사업 부문 수주에 힘썼으며 설악산국립공원과 비무장지대(DMZ) 인접을 포괄하는 지역의 관광 상품화에도 나섰다.

대북 관광 재개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잇는 가운데 취임 1주년을 맞은 조 사장이 취임 당시의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 사장은 이메일에서도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개인으로서나 회사로서도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가 절대로 헛되이 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전력을 다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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