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후폭풍' 물가 벌써 "들썩"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9.08.27 15:26

가전제품, 임대료, 성형수술비 등 도미노 인상 될 듯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증세'로 돌아선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제개편에 따른 물가 상승도 걱정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대기업·고소득자에 대한 세원 발굴 차원에서 결정된 각종 비과세 감면 및 개별소비세 부활 등이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대용량 에어컨과 냉장고, TV, 드럼세탁기 등 4개 가전제품에 대한 5% 개소세 부과는 곧바로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25평형(82.645m²) 에어컨은 260만원에서 277만원으로 17만원 가량 인상 요인이 생긴다.

50인치(127cm) 대형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는 가격이 현재 230만원선에서 245만원으로, 767리터 대형 냉장고는 180만원에서 191만7000원 수준으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있다.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와 소형주택의 월세 소득공제 등 부동산 세제 개편에 따른 부담도 세입자에게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3주택 이상 보유자가 '전세 대란' 조짐을 보이는 서울 강남권과 목동 등에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미노'식 전세값 인상으로 연결될 소지도 다분하다.

월세 소득공제 도입으로 소득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집주인이 전세로 돌릴 가능성도 상당해 월세 가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점포별로 임대료를 계산해 상가임대업자에게 세금을 물리던 것을 모든 점포의 임대료를 합산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변경한 것도 상가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과 입시학원, 장례식장업 등에서 30만원 이상을 결제할때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을 경우 해당금액만큼 과태료를 물리고 위반사실을 신고한 사람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토록 한 것도 진료비와 수임료 인상 요인이 된다.


세원 투명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계산하면서 비용을 할인받을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되는 셈이다.

자동차학원과 무도학원에 대한 부가세 부과 역시 학원비 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유흥주점과 나이트클럽에서 사용되는 과일에 대한 부가세를 매기는 것은 안주값이 올라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쌍꺼풀수술과 코 성형 등 미용목적의 성형수술에 대한 부가세 과세 역시 수술비 인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이며 신문유통에 대해 부가세를 물리는 것도 구독료 인상 요인이 된다.

더욱이 이 같은 세제개편발 비용 인상이 내년 초로 예견되는 금리 인상 등 경제위기 탈출에 맞춘 '출구 전략'과 맞물릴 경우 물가 급등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제위기를 감안해 올해 동결한 건강보험료의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고 국민연금 보험료 역시 상한선 인상으로 동반 상승하는 것도 물가에는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세제개편 영향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이 어느 정도가 되는지를 파악 중"이라며 "물가 관리에는 악영향이 불가피하지만 경기에 따라 영향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세제개편은 중기 재정계획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현재는 재정건전성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유동성 회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는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2. 2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3. 3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4. 4 "1m 도마뱀 돌아다녀" 재난문자에 김포 '발칵'…3시간 만에 포획
  5. 5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