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껑충, 수신금리 뚝' 이유는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08.27 12:00

단기예금·대출 수요 늘어… LTV 규제도 영향

7월 들어 예대금리 격차가 10년 만에 최고치로 확대되며 빚 많은 가계에 고민을 드리우고 있다. 예대금리 격차는 수신(예금) 금리가 떨어진데 비해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올라가면서 커졌다.

은행 쪽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더라도 예금 금리 하락은 자산관리계좌(CMA) 등을 두고 증권사와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달 들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많이 활용되는 CD(양도성 예금증서)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빚이 많은 가계에는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는 껑충-수신금리는 뚝' 이유는= 지난 5월에 2.58%로 10년만에 최고를 기록한 예대금리(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는 6월 들어 2.51%로 줄어들었다 지난달에 또다시 2.61%로 확대됐다.

수신 평균 금리가 2.84%(5월)→2.96%(6월)→2.92%(7월)로 올라갔다 다시 떨어진 반면 대출평균 금리는 5.42%→5.47%→5.53%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한국은행은 수신 금리 하락에 대해 단기성(6개월 미만) 예금 취급 비중이 상승하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0.02%포인트 떨어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정기예금의 금리수준별 분포 현황에서도 3%미만의 구성비가 55.6%로 전월의 53.8%에서 상승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5.53%로 변함이 없었던데 비해 가계대출 금리는 5.58%로 전월보다 0.11%포인트 상승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0.04%포인트 상승했고 보증대출 0.08%포인트, 신용대출이 0.25%포인트 올라갔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대출 금리가 감독당국 규제 영향으로 주택관련 대출 중심으로 상승했고 일부 은행들이 신용도가 낮은 사람에게 금리를 더 받고 대출을 확대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CD금리 상승.예대금리차 확대 영향은= 금융 시장에서는 지난달에는 움직이지 않았던 CD금리가 이번달 들어 큰 폭으로 움직인 만큼 향후 대출 금리 상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D금리는 7월 초 부터 이 달 5일까지 2.41%로 변함이 없었지만 이후 상승해 26일에는 2.56%로 솟아오른 상태다. 월간 상승률로는 근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은행들이 선제적인 자금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면서 CD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2.75% 금리를 제시하며 CD를 발행했고 전북은행도 CD 3개월물 금리를 2.65%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CD금리와 연동된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부담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 시에는 대개 'CD금리+알파' 형태로 금리가 결정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자금확보를 위한 CD금리 인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까지 인상된다면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가 700조원을 넘어서며 대출금리에 민감한 이들이 많은 것도 부정적 요인이다.

대출 금리 상승 외에 예금 금리 하락에서도 빚어지는 예대금리 확대는 은행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이 지급결제 서비스 허용에 발맞춰 금리 4~5% 금리를 제시하며 CMA상품을 출시해 은행들의 수익기반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 일부 대출자산에서 금리가 낮아서 역마진이 나고 있는 것과 LTV 등 규제강화를 감안해 대출금리를 조정했을 수도 있다"며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때문에 낮은 측면도 있어 은행들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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