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본질을 생각하며

최근 한국은 정신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었던 지도자들을 짧은 기간동안에 떠나 보냈다.

정신적 지주, 나눔, 민주, 평화, 통일, 진보와 보수, 통합 등과 같은 단어들이 무수히 난무하고 논의되고 있지만, 그들의 삶속에서 표출된 현 시대 우리가 아프게 고민하여야 할 존재론적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한 진정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이어 경험한 아픔과 아쉬움을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혹은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면서 사물의 본질을 다시 한번 따져보는 계기로 삼는 자세가 아쉽다. 사회 각 계층 각 영역에서 일어나야 할 삶의 본질에 관한 진지한 고민은 기업경영의 경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경영의 본질 인식을 위한 인문학적 접근

기업경영에 있어서 본질을 생각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하나의 방법으로서 인문학적 사고의 도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영의 인문학적 접근은 사물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물의 존재를 어떻게 인식하여야 하는지 이른바 존재론과 인식론을 경영현상에 접목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인문학적 접근은 단순히 문화와 예술의 결과물에 집착하고 그것을 표피적으로 응용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감성을 중시한다면서 작업상황이라는 본질적인 양상의 개선은 고려하지 않으면서 또한 상대방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일시적인 웃음을 주고 있는 자신의 행위에 도취하는 CEO들의 가끔은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연기를 인문학적인 경영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인문학적 접근은 인간중심과 가치중심의 사회를 만들어냄에 있어 기업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시간의 흐름을 넘어서는 역사의 인식을 가지고 고민하는 일일 것이다. 경영자 개인들도 자신을 포함한 모든 인간이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간중심과 가치중심 사회를 위한 과제

인간중심의 사회를 만들어내는데 있어 기업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사회가 인간중심과 가치중심의 사회로 가는데 걸림돌이 되는 사회의 문제를 찾아내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탐욕적이기만 한 경영자의 말로는 교도소와 주위로부터의 혹독한 지탄이지만, 삶의 본질을 고민하는 경영자의 종착점은 사회문제를 찾아내고 그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사회변혁자 그룹의 일원임을 여러 사례를 통하여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본질에 입각한 경영을 한다는 것은 바로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것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해결이 시급하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고민하고 시행하여한다는 의미에서) 이슈는 무엇일까.

지구온난화로 대표되는 환경파괴, 점점 더 넓혀지고 있는 개인간 및 국가간 소득격차,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신뢰 그리고 인간 삶의 중요한 축이 하나로서 직장이 갖는 가치의 감소, 직장내에서의 삶의 질과 삶 전반에 관한 행복감의 지속적인 저하 등 우리의 본질을 위협하는 많은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한국의 경우 특히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더욱 더 어둡게 만들고 있다. 기업의 본질은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본질이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의 구성원들의 행복한 삶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 볼 때, 위에서 언급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업이 하여야 할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실행하는 것이 바로 사물의 본질에 입각한 경영의 모습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