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유통사가 이통시장 눈독, 왜?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09.09.04 09:37

'휴대폰=신용카드·RFID 리더기' 변신… 기본료 인하 여력↑

신용카드사업자와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가 제4이동전화 사업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과 유통망, 예비고객을 보유한 두 진영이 이동전화 재판매(MVNO) 후보 '1군'이라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MVNO 성공 가능성이 음성이 아닌 데이터 서비스, 특히 특정 업종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수익창출을 하고 그 여력을 바탕으로 요금인하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재판매 사업자 등장을 통한 시장 변화(경쟁 활성화)가 요금인하의 동력"이라며 "특히, 카드사 같은 금융권과 대형 유통사가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4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고민하던 재판매는 음성 원가로부터 얼마의 마진을 남기고 싸게 파느냐의 개념에 머물렀지만, 이들의 사업 승부는 음성요금은 기존보다 싸게 제공하고, 오히려 다양한 부가 수익모델을 통해 부대 이익을 올리는 방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유통사 힘은 어디서?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휴대폰 소액결제는 이통사의 수익모델이지만 '과금대행'에 불과하다. 또, 일반 가맹점에서 이뤄지는 카드결제는 부가통신서비스(VAN) 사업자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발생해 카드사로서는 손해다.

만일 카드사가 이동통신 사업자가 된 후 휴대폰을 신용카드처럼 쓰게 한다면 앞의 두 비즈니스 모델은 모두 달라진다. 즉, 이동통신사업을 겸하고 있는 카드사는 중간 수수료 없이 발생하는 수익 전체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런 금융서비스 모델은 범용가입자모듈(USIM) 칩을 이용해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또 다른 경우는 전국 지점을 가진 대형 유통사가 이동통신사가 되고, 자사를 통해 가입한 고객에게 전자태그(RFID)가 내장된 휴대폰을 판매하는 경우다.

이 고객은 유통사가 판매하는 휴대폰으로 음성통화만 하는 것이 아닌 해당 지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상품에 붙어있는 태그를 휴대폰으로 직접 접촉해 계산한 후 전용 리더기를 통해 결제하고 가면 그만이다. 계산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가 없고, 결제는 휴대폰 요금 결제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현재 이용자들이 원하는 음성통화 기본료를 없애거나 기본료를 대폭 인하하는 등의 음성통화에 대한 대대적으로 요금할인은 이런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전제로 가능하다는 의미다.

◇싸다·비싸다, 요금 논쟁 아듀?

카드, 유통사의 이통사 진출은 '싸다 비싸다'로 되풀이되고 있는 요금 논쟁의 '룰'을 바꾸는 의미도 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는 재판매사업자 입장에서는 요금인하 여력이 기존 사업자보다 앞선다. 여기에 업종과 연계한 특화 비즈니스 모델로 새 수익원을 찾을 수 있다면 '유료 음성통화' 기반의 기존 사업자와 차별화된 게임을 할 수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법 개정 문제 때문에 제4 이동통신 사업자가 등장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하지만, 등장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요금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며 "싸다 비싸다의 요금인하 논쟁은 새로운 서비스 등장에 따라 다른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디어법을 해결한 한나라당은 최근 국회에 제출된 법안 중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1순위로 처리해야할 '민생법안'으로 분류해 놨다.

이동전화 시장의 새로운 경쟁 환경을 도입할 수 있는 재판매제도 도입, 즉 궁극적으로 이동전화 요금인하를 끌어낼 수 있는 재판매제도 도입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다.

법통과 후 시행령 개정 등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아할 때, 새로운 이동통신 사업자의 얼굴은 내년 3월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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