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연비전쟁의 숨은 조연 '최첨단 강판'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8.25 08:16
- 車 중량 10% 줄면 연비 ℓ당 1㎞ 개선
- 포스코, 무게 20% 이상 줄일 수 있는 고강도 강판 개발
- 현대하이스코 고강도 車강판, 동국제강 차세대 후판 생산 추진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연비 ℓ당 98㎞)가 자동차 연비 경쟁에 촉진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도 연비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동차 연비 개선을 위해 무게를 줄이려면 철판의 두께를 줄여야 하는데, 그러려면 최첨단 고강도 강판을 쓸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연비 전쟁의 이면에는 철강업계의 '강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2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통상 자동차의 중량이 10% 줄어들면 연비는 ℓ당 1㎞ 정도 향상되고 배출 가스는 약 7% 줄어든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연비 개선에 사활을 건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엔진 자체의 성능 개선 뿐 아니라 투입 강판의 경량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철강업체들 입장에서는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 업체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고강도 강판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강판의 강도가 높아야 적은 무게를 써도 자동차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최근 세계 최초로 자동차 외판용 소재인 590㎫(메가파스칼)급 합금화 용융아연도금강판의 개발에 성공했다. 590㎫은 ㎟당 최고 59㎏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음을 뜻한다. 기존에 자동차 외판으로 주로 쓰이던 340㎫급 강판에 비해 강도가 약 74% 높은 것이다. 이 강판을 자동차 후드에 사용할 경우 두께를 기존 0.7㎜에서 0.55㎜로 줄여 무게를 20% 이상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또 강도가 높으면서 가공성까지 우수한 최첨단 철강 소재인 '트윕'(TWIP: 망간을 첨가해 신축성을 높인 강판)과 '트립(TRIP: 탄소, 실리콘, 망간 등을 첨가해 강도와 신축성 모두 높인 강판)의 상용화 기술 개발에도 최근 성공했다. 자동차 강판은 그 특성상 높은 수준의 강도 뿐 아니라 곡선미를 살리기 위한 고도 가공성도 요구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6일 멕시코 알타미라 자동차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식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강도와 연신율(가공성)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은 물리학의 기본 원리와 상반되는 것"이라며 "우리가 도전하는 것은 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하이스코도 고강도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핫스탬핑'(Hot-Stamping) 공법을 도입했다. 이는 뜨거운 상태의 철강 소재를 도장 찍듯 프레스로 성형한 뒤 냉각시키는 공법이다. 강판의 강도를 약 2배로 높여 무게를 25% 가량 줄일 수 있다. 현대차는 오는 9월 발표할 신차 'YF쏘나타'에 이 핫스탬핑 공법의 강판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강판은 철강산업의 꽃으로 불릴 정도로 다양한 철강 기술이 집약되는 분야"라며 "연비 개선을 위한 자동차 경량화에 철강 업계도 기술력을 총동원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용 후판 분야도 연비 개선을 위한 선박 경량화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동국제강은 오는 10월말 당진3후판공장을 시운전하고, 차세대 후판으로 불리는 고강도 '온라인가속열처리후판'(TMCP)을 시험 생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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