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자동차 ㆍIT만 주식 아니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9.08.24 14:52

과도한 시장 쏠림 현상 우려...실적개선 미반영 종목 등도 편입

"IT와 자동차 등 시장 주도주는 분명 비쌉니다. 기술적으로도 과열상태를 보이고 있어요."

현대차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을 바라보는 펀드매니저들의 마음은 결코 편안하지 않다. 신고가 경신을 정당화하는 다양한 논리가 나오고 있지만 주식투자의 기본 원칙인 '고평가' 부담에서 이들이 결코 자유롭지 못해서다.

송성엽 KB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24일 "삼성전자의 사상 최고가 경신을 뒷받침하는 '실적'과 '시장지배력' 논리는 이미 현주가에 반영됐다고 본다"며 "너무 성급하게 주가가 올라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IT와 자동차가 시장 주도주로 부상하면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일부 종목까지 분위기에 편승해서 오버슈팅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아직 불확실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재평가(Re - rating)' 논리를 적용한다는 걱정이다.

조민건 교보악사자산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 2007년을 반면교사로 삼아라"고 주문한다. 조 본부장은 "특정 섹터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시장이 급변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간다"고 경고했다. 최근 시장 쏠림현상의 이면에는 "국내증시의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이 이들 업종을 선호하고 있고 실적개선 모멘텀을 다른 업종에서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들 주도주는 밸류에이션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게 조 본부장의 판단이다.

IT와 자동차 업종의 쏠림을 우려하는 펀드매니저들은 '대안' 찾기에 혈안이다. 어차피 주도주는 대부분의 펀드에서 편입하기 때문에 수익률 성패는 비주도주가 결정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어서다.

송 본부장은 밸류에이션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해 "IT중에서도 실제 수요가 뒷받침되는 경기관련주를 선호하며 금융업종중에서도 보험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수주중에서는 양호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거나 저평가 매력이 있는 종목을 발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보악사의 조 본부장도 "IT와 자동차로 시장을 좇아가고 일부 테마주나 저평가 매력이 있는 종목들로 수익률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혁 마이다스에셋 주식운용팀장은 "IT와 자동차 등 주도주의 비중을 최대한 늘리면서도 틈새 종목도 열심히 발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 팀장이 선호하는 비주도주는 △ 경기회복의 직접적 수혜주인 백화점 △ 하반기 영업진이 바닥을 찍고 회복이 기대되는 철강ㆍ정유업종 △ 역발상업종으로 신종플루로 타격을 입고 있는 항공주와 여행주 등이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IT 자동차 금융 등 '트로이카'의 선호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펀드간 수익률 경쟁은 비주도주 선정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부장은 "올 상반기는 과도한 신용 리스크로 급락했던 종목들이 무차별적으로 반등했지만 3분기이후 국내증시는 철저히 실적장세가 될 것"이라며 "최근 주도주의 강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실적이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강 부장은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거나 실적개선에도 주가반영이 덜된 종목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하반기 실적개선 업종으로 화학 철강 제지업종을 거론했다. 또한 최근 금리상승 국면에서 수혜주로 은행과 보험업종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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