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중소형·내수株는 집단왕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9.08.24 17:12

1600돌파 코스피…IT 및 자동차, 수출·대형주 위주 초강세

증시의 쏠림내지 편식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코스피와 대형주, 수출주는 연일 강세를 보이며 시장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와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상승 기운이 약하다. 코스닥도 지지부진한 흐름으로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

24일 국내 증시에선 시장별, 시가총액별, 업종별 차별화 기조가 또렷이 감지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작년 7월 이후 13개월 만에 1600선을 돌파하며 1612.22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공조로 511.36으로 마감, 510선마저 위협받게 됐다. 코스피지수가 연일 연고점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 반해 코스닥지수는 지난 5월20일 기록한 연고점(562.57) 대비 9.1%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셈이다.

코스피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또렷하다. 대형주(시총 기준)는 훨훨 날고 있지만 중소형주는 견조한 상승 흐름에 그치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대형주 지수는 2.11% 올랐다. 이에 반해 중형주와 소형주의 상승률은 각각 1.25%와 0.62%에 머물렀다.

지난 7월 이후 이날까지 상승률을 봐도 마찬가지다. 대형주 지수는 이 기간 17.1% 오르며 코스피지수의 상승률(16.0%)을 상회했다. 하지만 중형주와 소형주의 상승률은 각각 11.0%, 9.9%에 그쳐 코스피 상승률에 못 미쳤다.

업종별로도 '부익부빈익빈'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주와 내수주의 '희비'가 명확히 갈린다. IT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는 대장주 삼성전자는 이날 7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쳐 역사적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작년 5월15일 이후 15개월 여만이다.


IT와 함께 시장 주도주로 부상한 자동차의 대표주자 현대차는 종가 10만7500원을 기록해 신고가를 다시 썼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상승률은 각각 8.2%와 22.0%에 달한다.

이와 달리 내수주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하다. 대표적 경기방어주이자 내수주인 한국전력은 이달 들어 주가가 2.9% 가량 빠졌고, SK텔레콤(-6.2%) KT(-4.2%) 등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음식료 업종의 농심(-1.6%) 롯데칠성(-6.1%)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 같은 차별화 현상은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실적 호전 기대감이 큰 IT와 자동차 등 수출 위주의 대형주 쪽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급 여건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코스닥과 중소형주,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위기에서 경쟁력이 부각된 국내 대표기업들쪽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코스피와 코스닥, 수출주와 내수주,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에 이어 개인들도 대형주 매수에 가세하는 형국"이라며 "당분간 증시 차별화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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