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현대차와 삼성전자 사는 이유

박문환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팀장 | 2009.08.24 09:25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보기]오르는 종목만 상승하는 토네이도 현상<2>

지금 유가가 70달러를 넘고 있다지만 얼마 전 140달러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미 140달러라는 전무후무한 유가 수준으로 인해 소위 “거즐링 머신(먹기만 하는 기계)”라는 미국의 자동차는 경쟁력을 잃게 되었으며 이후 찾아온 금융위기는 아예 미국인들의 자동차에 대한 선호도를 바꾸어 버렸다.

이런 커다란 흐름을 읽어내지 못하고 안주하며 대형차 일색의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었던 세기의 리더 GM과 크라이슬러는 결국 도태되고야 말았다. 소형차의 강자였던 도요타 등의 일본차들이 엔고로 인해 신음하고 있을 때에 현대기아차가 약진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이다.

물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일을 어떻게 미리 알고 현대차기아차는 세계 시장에 투자를 대폭적으로 늘려 놓았을까? 하는 점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에는 이 정도로 미래를 볼 수 있는 기획력을 가진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아무튼 현대기아차는 미래의 리더가 되기 위해 이미 외형을 크게 늘려 놓은 상황이라면 이제 승자의 파티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소스를 밝힐 수는 없지만 연초에 현대차 관계자와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다.

“우리 회사는 아마도 수년 후에 대박이 나던지 아니면 쪽박이 나던지 둘 중에 하나일 거요...이렇게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엄청난 투자를 하니 만약 자동차 경기가 살지 못한다면 어쩔 생각인지 모르겠소...”

이렇게 말한 사람은 아마도 자신의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강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벌어질 회사의 운명에 대한 직관력은 갖지 못했을 것이다.

누구였을까? 이 정도의 직관력을 가진 사람이?

IT 역시 괜히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들도 외인들에 의해 시작이 되었지만 이미 시장에서 휴대폰의 강자는 이미 핀란드(노키아) 미국(모토로라)이나 혹은 일본(소니에릭슨)이 아닌 우리 대한민국 이 되어 가고 있다는 점도 놀랄 일은 아니다.

오래전에 이미 거론한 바 있지만 우리네 휴대폰은 정말 예쁘다. 게다가 내구성도 좋다. 디자인실에 누가 새롭게 들어왔는지를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봤을 정도로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휴대폰도 휴대폰이지만 반도체 역시 엄청난 시장 지배력을 향후에도 보일 것이다. 이미 금융위기를 통해서 대만의 여러 업체들은 투자를 하지 못했었다. 게다가 인피니온계 일부 업체들은 트랜치 방식이라서 고집적 제품에 이롭지 않다.

이제 거의 대부분의 노트북에 DDR3가 적용되는데 이 DDR3 를 생산하는 것은 과거처럼 노동집약적 특성으로서는 넘을 수 없는 진입장벽을 갖추고 있다.

속도는 두배 빠르고 전기도 30%가 절감되는데 가격은 기존이 DDR2에 비해 10% 밖에 비싸지 않다면 과연 노트북 메이커들은 어떤 제품을 장착하려 할까?


지금 2009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소위 “넷북”이 보다 얇게 진화하고 있어 몇 가지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대만의 몇 몇 노트북 메이커들이 과연 애국심을 발휘해서 DDR2를 고집할까?

얼마 전에도 이미 거론했듯이 금융위기 이후 반도체 산업은 완전히 그 뼈대가 바뀌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반도체 산업은 IT 중에서도 3D 업종에 속했었다. 각종 유독성 가스에 노출될 확률이 많아서 선진국에서는 사실 예전에 포기했던 업종 중에 하나였다. 수 십 년 동안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을 이끌었던 아주머니 노동자들에 의해 세계 최강의 명성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도 이제 바야흐로 노동집약적 산업의 특성을 벗어던지고 자본집약적 산업의 특성으로 변모해가고 있다.

1개의 라인을 설치하는데 5조 이상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그 정도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회사가 얼마나 되겠는가?

50나노 아래로 내려오게 되면 이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로서는 우리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미국의 인텔 정도...만약 경기가 확 좋아져서 엔화가 다시 낮아진다면 엘피다가 후행적으로 따라올까?

그 외 정치적 변수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지만... 2차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해서 만들었던 일본의 자민당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대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니찌 신문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이 전체 480석 중에서 320석 이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에 언제나 앞장을 서서 찬성을 했던 경제 대국이 야당이 갑자기 득세를 한다면 국제적으로 아주 민감한 시기에 미국으로서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거처럼 미국이 국제 무대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닌 상황에서 이런 국제 정세의 변화는 분명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일본과 반대되는 정치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근대사에서 보기 드문 강력한 친미 성향의 대통령이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들은 거의 의도적으로 사사건건 한국의 발전상을 칭찬하고 있고 오바마 역시 그의 공식적인 연설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무척 많이 하는 편이다.

오바마의 한마디에 우리네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솟게 되어 있다. 선진국으로 빠르게 입성하고 있다는..혹은 한국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대통령의 한마디가 수천억을 들여 광고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다.

아마도 일본과 대치되는 이런 정치적 변화의 흐름도 우리네 제품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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