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정치의 산실' 동교동 사저, 역사 속으로

심재현 기자 | 2009.08.23 16:45

DJ 영결식 뒤 사저·김대중도서관에 마지막 인사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여년간 머문 '동교동 사저'가 23일 공개됐다. 고인이 정치역정을 펼쳤던 곳이자 1973년 8월 일본 망명 중 도쿄의 한 호텔에서 괴한에게 납치됐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곳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국장 영결식을 마친 김 전 대통령의 운구 행렬은 여의도 민주당사를 거쳐 동교동 사저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찾아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운구 행렬이 동교동 사저 골목에 들어서자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다니던 서교동 성당 성가대가 합창으로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을 맞았다.

영정을 든 김 전 대통령의 손자 김종대씨(23)와 미망인 이희호 여사, 홍업·홍걸씨 등 유족들이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명패가 나란히 걸려있는 대문을 들어서자 명창 안숙선 선생의 추도창이 울렸다. 남녀평등을 강조했던 김 전 대통령이 부부의 문패를 나란히 걸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추도창은 이 여사가 고인에게 쓴 마지막 편지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은 사저 1층 응접실과 식당 등 정들었던 보금자리 곳곳을 들렀다. 김 전 대통령이 독서를 하거나 원고를 집필하며 1주일에 3차례 신장투석 치료를 받던 2층 서재와 투석치료실은 이날 외부에 처음 공개됐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이 최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이었다"고 전했다.

서재 책상위에 놓인 월간 일정표에는 이 달의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은 잠시 책상 위에 머물렀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4월27일 일기에서 "4시간 누워 있기가 힘들지만 치료 덕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에 크게 감사한다"고 했던 서재 안 신장투석실에는 텅 빈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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