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김정일 메시지 받아 (종합)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08.23 12:20

청와대서 30분간 北조문단 접견…내용 비공개

- 北 조문단..남북협력 바라는 김정일 위원장 구두메시지 전달
- 李대통령, 확고한 대북 원칙 설명.. 김 위원장에 전달 당부
- 靑, 김 위원장 메시지 상세내용 공개 안해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에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 등 북한의 김정일 전 대통령 조문단 일행을 만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았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취임 후 북한 측 인사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남북관계 진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오전 9시부터 30분간 김기남 비서 등 북한 조문단 일행을 접견했으며, 북측은 남북 협력의 진전에 관한 김정일 위원장의 구두메시지를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 조문단에게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 원칙을 설명하고 이 같은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북한의 김 전 대통령 조문에 감사를 표시하면서 "남과 북이 어떤 문제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풀어나가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 조문단은 "면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남북이 협력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바란다"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오늘 면담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 조문단 접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며 "분위기는 시종 진지하고 부드러웠다"고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우리 측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북한 측에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조선아태평화위 실장이 참석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구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는 내용의 민감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 핵개발과 연안호 송환 문제 등이 거론됐냐는 질문에 "일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문제는 실무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면담은 원론적인 수준의 대화였고 앞으로 실무차원에서 대화하면서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면담 형식과 관련, "한마디로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할 수 있다"며 "남북이 동족이고 특수한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남북관계도 이제 국제적, 보편타당한 관계로 발전해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이 북한만을 특별히 배려한 것이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조문단을 접견하는 가운데 하나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북한을 개별국가로 취급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특수 관계를 전제로 하지만 그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며 "그렇다고 다른 나라와 똑같이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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