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결식 '화해·협력·평화의 장'으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8.23 15:50

김 前대통령 오후 6시 국립현충원 안장

23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화해와 협력, 평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자리였다.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뜻을 기리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 고노 요헤이 전 일본 국무위원장 등 해외 외교사절이 영결식장인 국회 본관 앞마당에 모였다. 김 전 대통령 조문차 서울을 방문한 북한 조문단은 이날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들고 이 대통령을 면담했다.

정부 수립 이후 2번째, 전임 대통령으로는 첫 국장으로 치러진 이번 영결식은 이날 낮2시 발인을 마친 영구차량이 식장에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영결식 사회는 남녀평등을 강조했던 김 전 대통령의 뜻을 반영해 남녀 1명씩, 조순용 전 청와대 비서관과 연극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맡았다.

국민의례와 고인에 대한 묵념 뒤 장의위원회 집행위원장인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고인의 약력을 보고하고 장의위원장인 한승수 국무총리가 조사를 읊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평민당 부총재를 지낸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은 추도사에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말씀을 새기겠다"며 "우리들이 깨어 있으면 당신이 곁에 계실 것을 믿는다"고 애도했다.

천주교·불교·기독교·원불교 의식이 차례로 진행되고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 선서를 비롯해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도 5분여간 상영됐다.

헌화와 분향에는 김 전 대통령의 미망인 이희호 여사에 이어 유가족과 이명박 대통령 내외,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미망인 권양숙 여사 등이 참여했다. 이 대통령이 헌화할 때는 식장에 있던 30대 남성이 항의를 하면서 잠시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소프라노 김영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평화방송 어린이합창단이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불렀던 '그대 있음에'와 '우리의 소원'을 노래했다.

삼군 조총대원들의 조총 21발과 함께 영구차가 출발하면서 영결식은 마무리됐다. 영결식 장면은 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을 위해 식장 밖 대형 전광판을 통해 생중계됐다.

국회를 떠난 운구 행렬은 김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찾은 뒤 정부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서울역 광장 등을 지나 저녁 6시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국립현충원에 도착한 김 전 대통령의 유해는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종교 의식과 분향, 하관 등을 거쳐 영원한 안식을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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