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는 무서워" 외국계銀 주택대출 '뚝'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9.08.20 16:17
외국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창구가 한산해졌다. 그간 시중은행과 달리 '나홀로' 공격적인 영업을 했다가 최근 당국의 경고를 받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일부 은행은 일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고, 신규 집단담보대출을 아예 중단했다. 대출 등급을 종전보다 깐깐하게 적용해 증가 규모를 조절하는 은행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달 24일부터 신규 아파트 집단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집단대출은 등기 전 이주비, 잔금, 중도금 대출을 포함한다.

이 대출은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15%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통상 한번 대출이 실행되면 수백억원이 나가는 탓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급증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었다.

SC제일은행은 이와 함께 대출 금리도 일괄적으로 인상했다.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퍼스트홈론'의 금리를 7월초 일괄적으로 0.2%포인트 올린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추가로 0.3%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외환은행도 지난달 말부터 대출 기준을 실수요자 위주로 깐깐하게 적용하고 있다.


종전엔 1등급에서 10등급까지 자동심사로 대출을 승인했지만 현재는 7등급부터는 심사역이 직접 대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또한 각 본부별로 신청 승인내역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영업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배경엔 당국의 경고가 한몫했다. 지난달 말 금융당국은 SC제일은행과 외환은행 등 외국계 은행장을 불러 주택대출 확대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전체 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절반을 넘는 등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외환은행은 상대적으로 실적이 많지는 않지만 최근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자제하고 있는 사이 외국계 은행이 치고 나갔다"면서 "경고를 받은 이후 금리를 인상하거나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출을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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