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건설, 수주·분양 빨간불 '난제'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 2009.08.24 08:40

[터널끝을 향해 달리는 건설기업③]사이트리조트 등 자산매각 사활

편집자주 | [편집자주]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건설사 구조조정 폭풍이 지나간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그동안 'C등급 워크아웃 건설사'로 낙인찍힌 업체들은 살아남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쳐왔다. 각 건설사들이 어떤 자구 노력을 펼쳐왔고, 또 앞으로 어떤 사업들을 계획하며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탈출을 위한 월드건설의 자구노력은 보유자산 매각에 집중돼 있다.

월드건설은 올해 1월 신용위험평가 C등급 판정 후 4월6일 채권단과 기업개선 이행약정(MOU)를 체결했다. 2011년 말까지 채무를 유예 받는 대가로 이 회사가 매각해야 할 자산 규모는 4700억원 상당.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아 온 '사이판 월드리조트' 매각 작업은 현재 마무리 단계로, 9월 중 매각이 성사될 전망이다.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지난해 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300만 달러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주요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사업장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아플 수밖에 없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자금사정이 악화된 지난해 말부터 리조트 매각계획이 있었지만 당시 접촉해 온 업체들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해 성사되지 못했다"며 "적정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1곳으로 압축돼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월드건설은 또 보유 중인 6~7 개 사업대상지 가운데 공영택지의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중 일부 계열사를 비롯해 캐나다 벤쿠버 인근의 토지와 부산피프존 건물 매각작업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최근 개통한 서울지하철 9호선은 뜻밖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강남구 역삼동 교보타워사거리에 위치한 월드건설 사옥이 9호선 신논현역과 맞닿아 있어 가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역 일대 부동산시장 추이를 지켜보며 사옥 매각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다. 사옥은 지하4~지상7층 규모로 월드건설은 과거 4개 층을 사용해오다 현재 2개 층만을 사무실로 쓰고 있다.


자산매각 외에 인력 구조조정과 임금삭감, 비용절감 등의 자구책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410여명이던 인력은 올 7월 말 현재 250여명으로 약 38% 줄었다. 임직원의 임금도 지난해보다 35% 정도 삭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와 비교하면 월드건설의 자구노력은 잘 진행되고 있는 편"이라며 "최근 분양경기가 일부 살아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워크아웃 전인 지난해 매출 5079억원, 당기 순손실액 8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상반기에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2107억원의 매출 목표치 세웠다. 이 중 현재 98% 선인 207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순이익은 64억원으로, 목표치의 84% 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워크아웃 졸업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올 상반기 단 한 건의 수주도 올리지 못하는 등 앞으로 사업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키거나 관급공사 입찰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워크아웃 시행 이후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월드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하향조정했다. 현재는 'BB0' 등급으로 조정됐지만 수주와 분양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워크아웃 후폭풍으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과 건설공제조합의 선수금을 받기 어려운 사정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월드건설은 김포 한강신도시 사업예정지 3개 블록 중 1곳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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