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외국계,'낙관론자'로 전향하다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9.08.19 16:51

'체질개선' 따른 기업이익 긍정평가…줄줄이 '낙관론' 입장 선회

외국계 IB(투자은행)들이 앞다퉈 낙관론자로 전향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증시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하던 골드만삭스도 지난 3일 한국증시의 투자등급을 '비중축소'에서 '시장평균'으로 상향조정했다. 모간스탠리도 18일 한국증시의 투자등급을 '시장평균'으로 한단계 올렸다. 심지어 낙관론의 선두주자인 UBS는 후발주자와 자신을 차별하듯 한 발 더 나아갔다. 19일 코스피지수가 2010년말까지 1900에 도달할 것이라는 공격적인 시황관을 피력했다. 국내외 증권사중 가장 높은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계의 목표지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낙관론의 배경논리는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기업의 실적개선에 대한 긍정적 시각변화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업실적 개선이 외국계 전망대로 진행될 경우 추가상승은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강경윤 맥투자자문 주식운용부장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경제의 거시지표 개선도 좋아보이지만 IT와 자동차 등 주도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훨씬 매력적으로 와 닿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제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벗어나고 있는 한국기업의 경쟁력과 경기회복에 따른 원화강세를 주가상승의 주된 동력으로 본 점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계는 한국기업의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영업이익 레버리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UBS가 목표지수를 1900대로 상향조정한 이면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시 한국기업의 이익회복 속도가 가장 크다는 분석이 자리잡고 있다.

UBS는 이날 목표지수 상향조정의 이유로 △ 2010년 4%대의 경제성장 △ 저금리 △ 인플레이션 우려 감소 △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내년도 GDP가 4% 성장한다면 한국기업의 영업이익은 50%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영우 UBS증권 서울지점 리서치헤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상황에서 기업이익이 50%이상 증가할 경우 한국증시는 장기 상승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모간스탠리도 유사한 논리를 피력하고 있다. PER(주가수익배율)ㆍ PBR(주가순자산배율) 등 밸류에이션이나 배당수익률은 다른 신흥국가에 비해 덜 매력적이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기업이익 회복 속도가 가장 가파르다고 평가했다. 전일 한국증시의 투자등급을 '비중축소'에서 시장평균'으로 올린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연히 투자유망 종목도 기업이익 회복속도가 가파른 자동차와 IT를 추천했다.


8월초 한국증시의 대한 보수적 시각을 접은 골드만삭스는 올 하반기뿐만 아니라 2010년에도 기업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와 내년도 한국기업의 EPS(주당순이익)이 각각 29%와 37%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의 이익 추세를 보면 내년도 EPS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입장이다.

기업이익의 증가로 최근 주가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점도 외국계의 낙관론 선회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간스탠리와 달리 골드만삭스는 한국증시의 PER이 2009년과 2010년 EPS 기준으로 각각 14.1배와 10.3배로 거래되고 있고 이는 아시아 증시에 비해 28% 할인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가격메리트 때문에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선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릴린치증권은 낙관론을 견지하면서도 원화강세에 근거해서 외국계 다수 입장과 달리 기존 주도주의 교체를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송기석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헤드는 이날 "올연말 원/달러 환율이 105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기 때문에 환율 영향이 적은 수출주와 달러부채가 많은 기업, 원재료 수입업체 등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수출주중에서는 LG전자 현대모비스, 그리고 달러부채가 많은 기업중에서는 대한항공을, 원재료 수입업체중에서는 농심을 매수추천했다.

정원석 브레인투자자문 이사는 "외국계 증권사가 올 상반기 국내기업의 이익개선을 일시적인 환율효과로 보지 않고 '경쟁력 강화'의 결과로 보면서 한국증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내놓은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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