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주식·채권 떠나 예금으로 U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8.19 16:58
연말로 갈수록 채권이나 주식에서 예금으로 시중 자금이 U턴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부와 통화당국이 유동성 환수를 위한 '출구전략'에 나서면서 채권금리가 뛰는 반면 은행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를 꾸준히 올리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시중 자금의 물꼬도 방향 모색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수탁액(17일 기준)은 43조1052억원으로 올 들어 12조7635억원(42%) 급증했다. 채권형펀드의 채권 편입비중이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드 자금유입이 금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최근 채권펀드 포트폴리오는 금리상승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변했다.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채권 종류별 순매수를 살펴보면 장기보다 통화안정증권 등 단기물 비중이 66%를 차지했다. 단기물일수록 금리가 오를때 자본손실이 작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머니마켓펀드(MMF)도 6월 이후 15조4000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어 매수 주체의 힘이 떨어진다.

또 하반기 채권발행 감소도 투자 위축에 영향을 준 전망이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지난해 4분기 채권 순발행 규모는 15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60조8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후 2분기 54조5000억원으로 조금 줄었다. 이후 지난 7월엔 금리 상승과 상반기 채권 조기 발행에 따른 영향으로 순발행 규모가 7조7000억원으로 크게 축소된 상황.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형펀드의 자금 증가는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 펀드 등 정책적인 유동성 지원에 힘입은 바 크다"며 "단기투자나 만기보유 목적의 투자가 아니라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으로 자본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펀드 수탁액 증가는 지속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개인 직접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식형펀드 환매 등으로 주식으로 자금유입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1분기 중 외국인을 제외한 국내 투자자의 주식 투자 순증가액은 5조8000억원으로 전 세계 금융위기가 불어 닥친 지난해 4분기 10조4000억원보다 작다. 또 국내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연초 이후 3조3956억원 순감소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아직 손실을 보거나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환매가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고, 기준금리 인상 재료도 남아 있어 일반 투자자의 주식 자금 유입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의 예금은 시중 자금을 꾸준히 흡수할 태세다. 은행들은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연 4%를 웃도는 수익률을 제시하자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속속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래의 기준금리 인상을 선 반영하려는 측면도 있어 당분간 예금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은행의 분기별 예금증가는 지난해 2분기 이후 평균 54조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 1분기에는 장기저축성예금이 3조3000억원 증가했고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은 30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주식·채권의 투자가 여의치 않자 시중 자금이 부동산으로 흐를 수 있다. 신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부동산의 자금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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