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환매 최장 기록… 운용사들 "어떡하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 2009.08.19 11:35

연기금·PB 대상 영업 강화, 고객 발길 돌릴 신상품 개발도 박차

국내 주식형펀드가 사상 최장 기록으로 자금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운용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운용사들마다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한 각종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23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금융투자협회가 펀드 자금유출입 자료를 산출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5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총 1조7097억원에 달한다.

주로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손실을 냈다가 올 들어 증시 회복에 힘입어 원금을 회복한 펀드들을 중심으로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예전과 달리 판매사들이 앞장서 투자자들에게 환매 연기나 다른 펀드로 갈아타기를 권유하는 일이 거의 사라지면서 펀드 환매를 멈출 수 있는 수단이 딱히 없다는 것이 운용사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다만 최근 증시 상승이 지속되면서 거액 자산가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프라이킷뱅킹(PB) 쪽의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PB 방문 판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펀드 판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은행들이 하반기 들어 다시 펀드 판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기대를 걸고 판촉 행사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중심의 공모펀드보다 연기금 등 대형 기관 투자자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환매 자금을 다시 펀드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투자매력이 높은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이 완전히 주식시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직접투자나 단기 부동 자금으로 머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투신운용은 기존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범위를 넓혀 LG와 SK그룹주 펀드를 선보이는가 하면, 수익이 일정 부분 발생할 때마다 이를 지급하는 분배형 펀드를 출시했다. 또한 직접투자 성향이 강한 투자자를 타깃으로 한 '압축포트폴리오' 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20개 최선호주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시장 상황에 따라 과감하게 종목을 교체함으로써 직접투자와 같은 투자 효과를 내는 상품이다.

하나UBS자산운용 또한 현 증시 상황에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이나 원자재 투자 상품 등의 신규 펀드 출시를 검토 중이며 세금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고려해 세제 혜택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반기 테마 위주의 펀드들이 좋은 수익률을 보였던 것과 달리 하반기에는 보다 기본적인 성장형 펀드들의 성과가 양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이 호전되는 대형 우량주 위주의 운용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 유출 기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순자산 대비 환매 비율은 2~3% 정도로 2007년 초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운용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만큼 펀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제고되면 투자자들이 조만간 다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전 한국투신 상무(CMO)는 "펀드붐이 불었던 2006~2007년와는 투자자들의 성향이 상당부분 달라졌다"면서 "펀드의 투자방식 내용 뿐 아니라 이익분배 방식을 다양화하는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