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스 금호생명·대우證 '지분 파킹' 의혹

더벨 현상경 기자 | 2009.08.19 09:45

②바이백옵션·고금리 보장 논란...회사이익 소모 주주들 반발 예고

이 기사는 08월17일(11:0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영재 대표와 한일시멘트 간의 칸서스자산운용 경영권 분쟁은 다른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작년에 추진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서 칸서스와 금호생명, 대우증권 등이 맺은 바이백 옵션이 논란이 될 전망이다.

작년 9월 칸서스자산운용은 금호생명과 대우증권을 새 주주로 맞이하면서 별도의 풋옵션(바이백 옵션)과 보장수익률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금호생명은 계약 체결 후 1년 뒤인 올해 9월, 대우증권은 2년 뒤인 내년 9월에 그동안 보유했던 칸서스자산운용 지분을 회사측에 되팔 수 있게 한 것. 동시에 칸서스는 이들에게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사는 업종 성격상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해 단 1~2년만에 큰 성과를 내기 어렵다. 워낙 경기변동과 시장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국내에서는 비슷비슷한 상품을 보유한 수십여 개의 자산운용사가 난립해 있기 때문.

따라서 대우증권과 금호생명의 칸서스 지분투자는 순수한 투자목적이라기 보다 일정한 수익을 보장받고 잠시 지분을 보관해주는 개념, 즉 '지분 파킹(parking)'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런 거래의 목적이 김영재 대표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김 대표를 제외한 다른 주주(한일시멘트, 하나증권, 보성건설, 한국저축은행)입장에서는 원론적인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김대표의 경영권을 위해 '칸서스자산운용'이라는 회사의 이익이 소모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금호생명과 대우증권이 26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영업적 이익을 칸서스에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영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이익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금호생명과 대우증권을 제외한 일부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도 칸서스에서 이 같은 투자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 짧은 투자기간과 높은 보장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문제를 우려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경영권 분쟁과 주주간 대립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칸서스가 운용해온 사모펀드(PEF)나 부동산펀드 등의 투자자(LP)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김영재 대표는 칸서스의 설립초기부터 경영을 맡아 온데다 과거 인맥을 기반으로 펀드레이징을 비롯한 다양한 경영 활동에서 회사를 대표해 왔다. 투자업계에서는 '칸서스'와 '김영재 대표'를 동일시한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와 한일시멘트와의 갈등이 LP입장에서는 달가울 리 없다.

한 투자기관 관계자는 "트랙레코드가 부족한 국내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펀드운용사인 GP의 경영진이나 대표 펀드매니저가 누구인지가 투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며 "이미 칸서스의 주요 인력들이 빠져나간 터에 경영권 분쟁까지 발생했으니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현재 칸서스는 8개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모아 메디슨 관련 투자에 거의 전액을 투자한 칸서스3호 PEF(1500억원)을 운영중이다.

금호생명 인수의 이해상충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매물인 금호생명이 칸서스의 경영권 분쟁에 깊게 개입한 상황에서 칸서스가 금호생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Valuation)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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