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株 녹십자, 일단 오름세 멈췄는데…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9.08.18 16:27

증권가 "낮은 수율, 정부와 협상 등 걸림돌 많아"

신종 인플루엔자 관련 대표주인 녹십자의 주가가 18일 전날 대비 5.54% 하락한 13만6500원을 기록했다. 전날 국내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에 의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하루만에 하락세로 접어든 것이다.

18일 오전 한때 녹십자의 주가는 이 회사 상장이후 최고가인 14만9500원까지 상승했다. 시가총액도 1조30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감이 퍼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KTB투자증권은 녹십자의 주가가 급등한 것을 경계해야하는 시기가 왔다고 평가했다. 이혜련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신종 플루 확산에 따라 독감백신 대량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녹십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면서도 "이미 예상되고 있는 영업실적 개선 효과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정란 방식의 신종 플루 백신은 수율이 낮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WHO(세계보건기구) 공식발표에 따르면 유정란 방식의 신종플루 백신 일반 독감의 25~50% 수준이다. 원하는 물량 생산위해서는 면역증강제 투입 불가피하나, 이 경우 생산원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종플루백신의 경우 계절독감백신보다 수율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제품의 원가율이 생각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와의 최종 계약단계에서의 불확실성도 잔재하고 있다. 이혜련 애널리스트는 "신속허가를 통한 제품 판매 후 발생할 수 있는 백신의 안정성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 등 불확실성의 이슈가 여전히 잔재하고 있다며 ""유정란 확보 문제로 철저하게 계획생산이 필요함에 따라 정부의 확정 주문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녹십자 주가의 추가상승은 가능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장기적으로 백신시장의 성장과 상대적으로 낮은 정책 리스트 등이 녹십자의 추가적인 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백신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추가적인 실적개선이 없더라도 신종플루 사망자 확산과 같은 상황전개에 따라 오버슈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녹십자가 오래 전부터 독감백신 국산화 사업과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 등을 성장동력으로 구축해왔다. 지난해 기준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백신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녹십자는 올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독감 백신원료의 자체 생산에 성공하고 내년도 541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의 50%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면서 "2010~2011년 독감백신 원료 수출은 물론 205억원 규모의 결핵 백신 사업에 독점 진출하는 등 단계별 매출 가시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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