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 회장님 일가 잇따라 지분 매도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8.18 15:44
풍산그룹의 대주주 일가들이 잇따라 계열사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개인 용도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대주주 일가 스스로 계열사 주가가 더 오르기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매도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류진 풍산그룹 회장(51)의 형인 류청(59)씨는 지난달 24일과 이달 11일(실제 거래일) 2차례에 걸쳐 풍산 주식 1만9360주를 장내매도, 지분율을 0.36%로 낮췄다. 당시 풍산의 주가가 2만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약 4억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류청씨는 지난달 24일 풍산의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의 주식도 820주 장내매도, 지분율을 0.28%로 낮췄다.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류청씨는 과거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 PMX인더스트리 사장을 지내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했으나 지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을 오가며 개인 사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차녀인 박근령(당시 이름 박서영) 육영재단 이사장과 결혼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풍산그룹 관계자는 "류청씨는 현재 그룹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최근 류청씨가 풍산과 풍산홀딩스의 주식을 매도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류진 회장도 지난 4월30∼5월13일 풍산의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 주식 6만7500주를 장내매도하며 지분율을 35.98%로 낮췄다. 당시 풍산홀딩스의 주가가 2만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약 13억 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판 셈이다.


이와 관련, 류 회장이 장녀 성왜씨(19)와 아들 성곤씨(16)에게 지분매입 용도의 현금을 증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성왜씨와 성곤씨는 지난 4월30∼5월28일 장내에서 풍산홀딩스 주식을 각각 2만주씩, 총 8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성왜씨와 성곤씨의 풍산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1.40%에서 1.66%로 높아졌다.

주식을 팔아 자녀에게 현금을 증여한 뒤 다시 주식을 사도록 할 경우 그만큼의 거래세와 거래수수료가 들지만, 증여 당시 주가가 전·후 4개월 간의 평균 주가보다 낮다면 증여세를 줄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상장 주식에 증여세를 물릴 때에는 전·후 각각 2개월씩 총 4개월 간의 평균주가가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류 회장의 자녀들이 일부 지분을 사들이긴 했지만 금액상으로는 류 회장 일가 전체로는 매도 규모가 17억 원 이상으로 매수액인 8억 원을 웃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주주 일가들도 상속세, 유상증자 대금 등을 개인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나 지금을 매도 시점으로 잡은 배경에는 향후 주가 추이에 대한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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