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문단 보낼까

전혜영 기자, 황국상 기자 | 2009.08.18 15:28

南정치인 사망시 조문단 파견 선례 없어..각별한인연'성의' 보일까

'햇볕정책'을 모토로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8일 서거함에 따라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이 과거 남측 정치지도자의 사망시 조문단을 파견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을 미뤄 조전만 발송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김 전 대통령이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감안하면 처음으로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北, 첫 조문단 보낼까= 18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정치인 사망시 북한이 조문단을 파견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시에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에서 발송한 것으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0년 6월 우리 국가원수 중 처음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는 점과 최근 남북·북미 관계가 유화적으로 흐른다는 점에서 북한이 전격적으로 조문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6.15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했던 인물"이라며 "그는 서거하면서까지 현 남북경색 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킬 계기를 마련한 게 아닌가 한다"고 평가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엔 북한이 대미·대남 대결국면을 유지했지만 최근 현정은 현대회장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5개항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대화기조를 내비치고 있다"며 "북한이 5명 정도의 조문단을 구성, 파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과거 조문사례가 있었지만 북한이 이번에 어떻게 나올지 단정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는?=북한은 남한 정치지도자의 사망시 조문단을 파견한 적은 없지만 자신들과 인연이 깊은 인사가 사망했을 경우 각별한 성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994년 이래 우리 측 인사의 사망·서거시 조문단을 파견한 횟수는 4차례, 조전만 발송한 경우는 3차례에 이른다.

북한은 지난 1994년 1월18일 문익환 목사 사망 직후인 1월19일 김일성 주석 명의로 유족에게 조전을 발송했다. 또 문 목사 10주기 행사가 있던 2004년 1월18일엔 7명의 북측 대표단을 파견한 바 있다.

2001년 3월21일 정주영 전 현대 회장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명의의 조전을 유가족에게 발송하고 사흘 뒤인 24일 송호경 아태 부위원장 등 4명의 조문단이 빈소를 방문한 후 복귀하기도 했다.

2003년 8월4일 정몽헌 회장이 사망한 후 금강산에서 열린 추모식엔 송호경 부위원장이 참석, 추모사를 낭독했고 2006년 5월22일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사망했을 때는 제네바 노트르담 성당 장례식에 이철 북한 대표부 대사가 조문했다.

이외에도 북한은 △2000년 1월26일 김양무 범민련 남측본부 상임부의장 사망 △2005년 3월5일 신창균 범민련 공동의장 사망 △올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시 각각 조전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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