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네르바', 급락장에 입 열었다

안정준 기자, 조철희 기자 | 2009.08.18 10:26

앤디 시에 전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 "中 증시 10% 추가 하락할 것"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자 '중국의 닥터둠' 앤디 시에(중국명 세궈중, 謝國忠) 전 모간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입을 열기 시작했다.

중국의 자산시장은 폰지게임에 다름없다는 독설을 날린데 이어 향후 중국 증시가 10%의 추가적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연일 내놓고 있는 것.

앤디 시에는 중국 태생으로 미국 MIT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세계은행을 거쳐 모간스탠리의 수석연구원을 역임했으며 2008년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동안 비관적 전망을 내놓으며 이목을 집중시킨바 있다. 당시 인터넷을 풍미한 '미네르바' 선풍으로 '중국판 미네르바'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중 중국 증시가 80% 이상 급등하며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자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던 그였다.

시에는 18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국의 신규대출 규제로 중국 증시가 향후 1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중국증시의 급락세는 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의 조치에 따라 증시는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지만, 주가는 이미 정점을 찍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대출 규제에 관해서는 당국이 하반기 신규대출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중국 증시는 대체로 크게 올랐다가 떨어지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왔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더욱이 신규 대출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은 10월쯤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버블론이 제기되고 있는 중국 자산시장에 대해서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돈이 자산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자산시장에 들어오면서 자산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이런 종류의 버블은 버블을 유지할 유동성이 충분하지 않게 됐을 때 터지게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시에는 이 같은 중국 자산시장의 과열 양상을 폰지게임에 비유했다. 폰지게임은 돈을 이용한 피라미드 판매와 같은 구조로 첫 투자자는 이후에 들어오는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유입되는 돈이 없어지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볼 수 있다.

한편 시에의 비관적 전망에 당국과 관영 매체가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1800선까지 밀리는 양상을 보인 올해 초, 증시 하락을 부추기는 시에의 발언을 부담스러워한 관영매체는 칼럼을 통해 우회적으로 시에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리기도 했다.

올해 1월 중국 증권보의 칼럼니스트 동샤오펑은 "그 동안 세 박사의 시대를 앞서가는 식견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최근 그의 언행을 보면 그는 '재야 활동가'도 '경제학자'도 아니다"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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