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팔라우..친일국가서 휴가 보내겠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09.08.17 11:56
↑ 일본의 무료 매거진 'R25'의 홈페이지. '이번 여름휴가는 친일국가에서' 기사는 8월 6일자 246호 매거진에 실렸다.

“모처럼 해외여행, 일본인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친일도 높은 나라를 가고 싶다”

지난 6일 발간한 일본 매거진 'R25' 246호에 '이번 여름휴가는 친일국가에서'라는 글이 실려 구설수에 올랐다. 글쓴이는 매거진의 세계일주 담당리포터 수미다 나오키 씨다.

나오키 씨는 “대표적인 친일국가가 터키”라며 “1890년 터키 군함이 일본 와카야마현 구시모토 앞바다에서 조난당했을 때 우리가 헌신적으로 구조한 것을 잊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통치한 팔라우에서는 일본식 교육을 도입해 성과를 거두었고 전쟁이 났을 때 팔라우인을 먼저 피난시키고 우리가 앞장서 교전했다”며 “팔라우 독립 때 일장기를 모티프로 국기를 만들었을 만큼 일본인의 용감한 싸움을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나오키 씨는 또 “브라질과 러시아에서는 애니메이션 문화가 정착돼 ‘란마1/2’ 같은 작품은 나이 든 세대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했다. 이 밖의 추천 여행지로는 캐나다, 호주, 모로코, 몽골 등을 꼽았다.
↑ 지난 6일 일본 무료매거진 R25 246호의 '이번 여름휴가는 친일국가에서' 기사에 수록된 표. 친일국가로 브라질, 모로코, 캐나다, 몽골,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꼽았다.

글에 대한 일본 누리꾼의 반응은 둘로 갈렸다. 글에 숨겨진 일본의 역사적 과오를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옹호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Peace*** 는 “터키가 친일이라는 것은 옛날말”이라며 “일본 니카타 터키문화촌이 경영 부진을 겪자 터키 건국의 아버지 케말파샤의 동상을 끌어내려 소홀히 다루는 모습이 터키TV에 전해졌다"고 썼다. Minh*** 도 “일본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떻게 터키를 친일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또 “호주는 오랜 기간 일본인 입국조차 금지한 나라”라며 “지금도 반일여성가수가 유명할 정도로 일본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다른 누리꾼도 “동남아시아나 남태평양제도에서 과거 일본군이 한 만행을 감추고 이런 기사를 쓰는 게 말이 되느냐”며 “역사에는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전 세계 나라들은 대부분 친일”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동남아시아나 대만에 가보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친일인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한발 더 나아가 “특정 아시아 삼국 이외의 전 세계 나라들은 일본에 대해 악의를 갖고 있지 않다”며 “반일감정을 가진 나라의 정치체제와 교육, 민족성이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뿐”이라고 했다.

Taka*** 도 “유럽이 아시아 지배를 시작했을 때 아시아에서 단 한 나라, 일본만이 싸움을 걸었다”며 “일본이 소련을 타파했을 때 터키는 기뻐하며 ‘도고맥주’를 기념으로 만들 정도였다”고 썼다.

R25의 기사를 둘러싼 일본 누리꾼의 설전에 한국 누리꾼은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체로 ‘관심없다’, ‘가고 싶은 데로 가라’는 식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아이디 가나*** 는 “요즘 원화가 싸 한국으로 여행오는 일본인이 많아 경계하는 차원에서 쓴 기사”라며 “반일국가인 한국으로 여행가지 말란 소리로 들린다”고 확대 해석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친일 국가로 여행한다면 대만 밖에는 갈 곳이 없겠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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