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현대아산, 이제야 '아산'이름 찾았다"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09.08.17 08:37

北-현정은 회장 합의 환영..'경영난' 현대아산, 대북사업 박차

↑금강산 구룡연 코스 모습
현대아산을 비롯한 현대그룹은 북한을 방문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7일 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백두산 관광 추진, 개성공단 활성화 등에 합의하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1998년 11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호'로 대북 관광 사업에 나선 이후 1999년 2월 5일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법인으로 출범한 현대아산은 그동안 남북관계에 따라 부침을 겪어왔지만 이번처럼 큰 시련은 처음이었다.

지난해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인 박왕자 씨 사망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12월 1일부터는 개성관광까지 불가능하게 되면서 현대아산은 사실상 핵심 사업을 접어야 했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이 중단된 후 현대아산은 매달 125억 원 안팎의 매출손실을 입었고 이 여파로 지난해 53억9500만원의 영업손실과 213억5936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아산은 급한 대로 건설 사업에 집중해 '군내-고군 도로확장공사’ 등의 공공사업분야에서 926억 원을 수주했으며 올 들어서도 249억 원의 관급공사를 따내는 등 생존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펼쳐왔다.

그 결과 올 1분기 매출 288억8600만원 가운데 86.5%인 249억7300만원이 건설부문에서 나왔고 대북관광은 전체 매출의 0.7%인 2억1300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올 1분기에만 지난해 전체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 보다 많은 257억6510만원의 영업 손실과 110억69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극도로 악화돼왔다.


이후 현대아산은 세 차례의 구조조정을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된 경협사업본부와 관광사업본부를 통합했으며 대북사업이 중단되기 전 1084명에 이르던 직원도 409명까지 줄였다. 또 임금도 직급별로 최대 20% 반납하고 30%를 유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회장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은 여전히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를 버리지 않았다.

현 회장은 최근 그룹 체육대회에 참석해 "대북사업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며 조 사장도 지난달 월례 조회 자리에서 "단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관광재개 등 사업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며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결국 현 회장은 지난 10일 전격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137일째 억류됐던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44)씨를 석방해냈고 당초 예정이던 2박3일의 일정을 5 차례나 연장해가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성사시켜 대북사업재개라는 성과를 안고 돌아오게 됐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개성공단 등의 대북사업은 물론이고 백두산 관광 준비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의 호인 '아산'이라는 회사명에 걸맞은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 2박 3일 일정으로 방북 길에 오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돌아올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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