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이틀새 2명 사망 '초비상'

신수영.전혜영. 최은미 기자 | 2009.08.16 17:38

(종합)지역사회 감염 후 사망 '최악 시나리오'

주말 신종인플루엔자 감염으로 2명이 연달아 사망하면서 보건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태국을 다녀온 첫 번째 사망자와 달리 두 번째 사망자는 해외여행 경험이 없어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정부로서는 가장 우려했던 시나리오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는 16일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63세 여성이 지난 8일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이날 새벽 5시55분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여성의 직접적인 사인은 다발성 장기부전과 급성호흡곤란 증후군이다. 이 여성은 지난달 24일부터 기침과 발열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났으나 29일에야 의료기관을 찾았다. 항바이러스제는 6일 뒤인 지난 4일에야 투여됐다.

ⓒ이명근 기자
해외여행이나 확진환자 접촉이 없는 데다 7월22일 인근 쇼핑센터 방문이 증상 전 마지막 외출로 신종플루 감염을 의심하지 못한 때문이다. 호흡곤란으로 의료기관을 3차례나 옮긴 끝에 지난달 30일 밤 응급실을 통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이날 새벽 끝내 사망했다.

대책본부는 가장 우려했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태국 여행을 다녀온 경남의 56세 남성이 신종플루 감염과 관련해 발생한 폐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평소 지병이 없이 건강했으나 급성 세균성 폐렴 진단을 받고 상태가 악화됐다.

보건소에서 발열 증상만 있다는 이유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병원에서도 신종플루 감염 가능성을 뒤늦게 인식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에서는 이날 0시 현재 2089명의 확진환자가 확인된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1주일 뒤면 개학을 맞아 해외 연수를 갔던 학생들이 대거 귀국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다급해진 정부는 이날 오후 박영준 국무차장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우선 국가 비축 항바이러스제의 10%인 50만 명분을 전국 거점 병원과 약국, 보건소에 추가 공급해 적기 치료가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대유행시에는 신속한 진단을 위해 신종플루 확진검사에 대해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복지부는 조기 대응을 위해 발열 외 다른 호흡기 증상이 없어도 신종플루가 의심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처방받도록 지침을 바꾸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한 사람 가운데 고위험군 환자 등에도 같은 조치가 취해지며 폐렴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 등 중증 환자는 해외여행 경력이 없어도 확진검사와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해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교육청에 신종플루 대유행 대비 협조요청 공문을 시달, 해외 연수나 여행을 다녀온 학생은 감염여부를 확인한 뒤 등교할 수 있도록 각 학교가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각 학교는 이같은 내용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휴대폰 문자(SMS)나 e-메일로 알리게 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는 12일 기준 170개국에서 17만7457명의 감염자가 나왔고 이중 0.8%인 146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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