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사표' 기아차, 올 10번째 파업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8.16 15:58

노조, 17일부터 부분파업… 사측 "무노동 유임금, 억지 주장"

기아자동차 노사 갈등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에 대한 노사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아차는 올 임금협상 들어 10번째 파업이 벌어지게 됐다. 8번 부분파업, 1번 전면 파업했었다.

회사는 생산량 확보 없는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은 '무노동 유임금'이라고 못 박아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노조는 글로벌 생산체제에서 미룰 수 없는 '생존의 약속'이라고 맞섰다.

16일 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지난 14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18일 만에 재개된 교섭에서 노사는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테이블을 떠났다.

이번 교섭은 서영종 기아차 사장 등 20명의 사측 교섭위원들이 협상 장기화에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상태에서 노조 측 요청으로 이뤄져 기대를 모았으나 무산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17일부터 주야간 4시간씩 부분파업에 다시 돌입한다. 회사는 이미 8번의 부분파업과 1번의 전면파업으로 생산차질 3만여대, 매출손실은 5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잔업과 특근에 따라 시간제로 임금을 지급하던 것을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실시됨에 따라 월급제를 도입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사실상 시급제를 월급제로 바꾸자는 주장이다. 사측은 경기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렵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노조는 올 9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지난해 노사합의를 이행하라고 주장한다. 특히 해외공장 생산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월급제를 고용안정의 필수조건으로 본다.


노조 관계자는 "내년이면 미국 조지아 공장 본격 가동으로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보다 많아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잔업, 특근에 목매이지 않고 일정한 물량이 확보되는 월급제는 미룰 수 없는 고용과 생존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는 노조가 주장하는 월급제는 '8+8' 형태의 주간연속 2교대에서 '10+10' 체제(8시간 정상근무+2시간 잔업)의 임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8시간 일하면서 10시간 임금을 받겠다는 '상식 이하의 요구'라고 일축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기아차 노사가 주간연속2교대와 월급제를 합의할 때 생산량 확보를 전제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무조건 즉시 시행만을 고집한다"고 밝혔다.

노조의 요구대로 하면 연간 작업시간은 800시간, 생산량은 21만대나 감소하지만 임금은 그대로 보전돼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아차는 올 초 '공짜 잔업수당 폐지'와 같은 잘못된 관행 개선을 이어가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지켜가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기아차가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디자인경영 및 잇따른 신차 출시로 선전하고 있지만 노사협상이 장기화돼 파업이 반복된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사활을 건 생존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노사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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