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고 청와대로 귀가한 MB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9.08.15 19:01

제64주년 8.15 기념식… '낮은 자세로 국민 섬기기' 의지 보여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4주년 8.15 기념식'에서 낮은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좌석배치부터 이전과 차별화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주요 내빈의 좌석을 연단 위에 설치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8.15 기념식에서는 일반 국민과 같이 연단 아래쪽에 배치했다. 권위적인 겉치레를 피하고 국민을 섬기겠다는 상징적 조치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또 광복회원 등 독립유공자에 대한 극진한 예의를 갖췄다.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세종문화회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김영일 광복회장을 비롯한 독립유공자들과 사전 환담을 가진 뒤 오전 10시 나란히 경축식장에 입장했다. 특히 몸이 불편한 광복회 원로 한분을 부축하면서 입장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광복회원들이 동시에 입장하는 것은 애국원로를 예우하는 동시에 국민의 애국정신을 함양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8.15 기념사에서 국정운영 기조로 천명했던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기념식 무대 뒤편에 녹색 배경으로 '광복의 빛 더 큰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이 대통령도 정장 차림에 녹색넥타이를 매고 입장해 '녹색성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약 25분간에 걸친 경축사 낭독에서 친서민 중도실용, 정치개혁, 대북정책 등을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의 3대 키워드로 밝혔는데 3000여 명의 참석자들은 52차례나 박수를 보냈다.

이 대통령은 8.15 기념식을 마친 후 예정에 없이 최근 개장한 광화문광장을 걸어서 둘러봤다. 이 대통령은 세종대왕 동상 축소모델과 동상이 들어설 조성 부지를 살펴보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동상이 좌상으로 조성됐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이런 모델이면 괜찮다. 세종대왕의 위대한 업적이 광화문에 잘 표현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광화문 광장에서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외출을 나온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인사를 나눴다. 시민들은 대통령을 보고 깜짝 놀라며 "건강하게 사세요" "보고 싶었어요" "힘내세요" 등 환호성을 외쳤다.


이 대통령은 이어 광화문 KT빌딩으로 이동, 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과 이석채 KT 회장의 안내로 이날 공식 개관한 녹색성장체험관을 관람했다. '꼬마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한국계 미국인 조너선 리(12.한국명 이승민)군 등이 함께 관람했다.

이 대통령은 체험관의 안내 모니터를 보면서 "자막을 영어로 넣어야 겠다"고 말하는 등 세심하게 지시했다. 또 전기자동차 전시 코너에서 "나부터 차를 바꿔야겠다"고 말했고 스마트그리드(지능혁 전력망) 코너에서는 "외국에서는 세탁을 밤에만 한다고 하는데 우리 가정에서 그렇게 전기를 절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KT빌딩 앞에서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까지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지갑에서 티머니 카드를 꺼내 버스요금을 결재하며 "과거 서울시장 시절 교통체계를 개편하면서 점검을 위해 시내버스를 많이 탔는데 이 카드가 그 때부터 이용하던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오면서 차창 밖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경내 상춘재로 5부 요인과 전현직 광복회 회장, 현승종 전 국무총리 등 원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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