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김정일 면담 못한 듯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 2009.08.15 16:30

북측, 이대통령의 8.15 경축사도 불만족‥현 회장 일러야 9시 도착예정

ⓒ유동일 기자
5박6일째 북한을 방문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5일 저녁 늦게 귀환 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2박3일 이던 일정을 세 차례나 미루면서 추진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은 끝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 일행으로부터 김 위원장과의 면담과 관련된 연락은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선물'의 수위가 안 맞나 =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오전까지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 없었으며 사실상 면담이 무산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오전까지 현 회장이 김 위원장과 회동을 갖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만남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측에서는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 씨를 풀어주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물'을 남측으로부터 원했겠지만 그 수위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된 이유에 관해서는 현 회장이 가지고 간 '협상 카드'가 북측의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평소 김 위원장의 동정 보도가 그리 많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현 회장의 북한 체류기간동안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이 함흥과 원산 등지에서 현지 지도를 벌였다고 비교적 신속히 보도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즉 현대를 비롯한 남한 측에 현재 상황에서는 만남을 갖기가 어렵다고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우리측 인사가 김 위원장 면담을 확약받고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렇다고 예정된 일정을 3일씩 이나 연장하는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불만족= 8.15 경축사에 만족하지 못한 북측이 결국 현 회장 일행을 면담하지 않고 이날 중으로 돌려보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초 북 측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8.15 경축사를 통해 북측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를 판단한 뒤 현 회장과의 면담 유무를 결정한다는 의도였다는 분석이다.

한편 현대아산과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귀환에 대비해 관련 직원이 비상대기하고 있다.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은 개성에서 현 회장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통상 남북 간 출입경은 평일 오후의 경우 3시, 4시, 5시 등 세 차례만 가능하지만 이날은 공휴일 인만큼 현 회장은 특별 출경 형식으로 귀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평양에서 경기 파주 도라산 출입국 사무소까지 이동시간과 수속시간 등을 합쳐 4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 평양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밤 9시는 돼야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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