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성지에서 거장의 예술 혼을 만나다

김드보라 오퍼스트래블 기획팀 | 2009.08.23 12:33

[머니위크]해외여행/ 음악이 있어 행복한 나라, 오스트리아

클래식이라고 하면 멋지게 차려 입은 정장에 나비넥타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지루하고 어려운 음악이라는 생각이 그 뒤를 잇는다. 하지만 최근 클래식이 드라마, 만화 등 대중문화 속 하나의 주제로 편입되며 범접하기 어려운 고급문화라는 장벽을 훌쩍 넘어 대중을 위한 문화의 한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상류층의 문화로 여겨지던 클래식이 점차 친근하게 대중들의 마음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 음악을 찾고 있지만, 클래식 초보자들에게는 과연 어떤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여전히 어려운 과제로 남아있다. 짧은 시간에 쉽고 즐겁게, 이왕이면 정확하게 클래식에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해답을 찾아 오스트리아의 다양한 음악축제를 찾아 떠나보자.

알프스 만년설과 푸른 숲, 구비구비 흐르는 강물을 따라 우뚝 솟아 있는 첨탑,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 동화 속 풍경을 연상케 하는 오스트리아는 그야말로 클래식음악의 성지다. 바로크시대 음악가들에게 동경의 땅이며 최고의 목적지였고, 현대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순례지가 된 오스트리아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린 음악을 위한 나라다.

천재 모차르트의 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왈츠의 왕 요한 스트라우스가 활동했으며, 교회음악의 거장 하이든이 잠든 묘가 있는 곳. 수많은 음악가들이 이곳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고 활동하고 묻혔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은 온데간데없고 아름답고 매혹적인 선율이 몸과 마음을 짜릿하게 채워줄 것이다.

◆작은 마을의 세계적인 페스티벌 '브레겐츠'

독일 알프스의 산자락에는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가 많다. 그 중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호수 중 하나가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3국이 만나는 국경에 위치한 보덴 호수다. 보덴 호수를 둘러싼 여러 마을 중 하나가 오스트리아의 브레겐츠. 유럽 사람들에게 여름과 겨울을 위한 휴양 도시로 유명한 브레겐츠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 불과하지만, 음악애호가들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한여름밤의 꿈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서 매년 여름마다 대규모의 음악 페스티벌이 열린다. 브레겐츠에 가기 위해서는 잘츠부르크에서 기차를 타고 중간에 한번 작은 기차로 갈아타거나, 독일 뮌헨에서 기차로 2시간을 들어가야 한다. 브레겐츠로 가는 여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매년 브레겐츠로 몰려든다. 페스티벌 기간 중에도 평온하고 조용한 브레겐츠. 마을 곳곳에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소품을 파는 가게와 호숫가를 따라 길게 뻗어 있는 산책로 또한 이 마을의 매력이다.

밤하늘의 별빛보다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오페라 무대가 호수 위에 떠있다.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기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무대. 바로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오페라 무대다. 유럽에는 수많은 야외무대가 있지만 기발한 무대 세트와 정교한 음향시설을 모두 갖춘 최고의 오페라 무대는 당연 브레겐츠다. 현대적 해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발한 무대 세트 위에서 펼쳐지는 고전 오페라 공연은 현대와 고전의 오묘한 접목으로 전 세계 예술가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년 한작품의 오페라가 공연되고, 그 한작품은 보통 2년 동안 연주 된다. 지금까지 라 보엠, 카르멘, 토스카 등 최고의 오페라가 연주됐고, 올해는 아이다를 연주하고 있다.

공연시작 전, 호수 건너편 독일에서 오페라를 보러 온 사람들의 배가 석양을 등지고 무대 왼편의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이 공연의 또 다른 매력이다. 석양이 모습을 감춘 뒤, 캄캄한 밤하늘 잔잔히 빛나는 달빛을 조명 삼아 호수를 무대로 공연되는 오페라를 보고 있으면 세계에서 각국에서 이 작은 마을로 모여드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알프스의 숨결, 인스부르크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서쪽에 위치한 브레겐츠에서 동쪽을 향해 가면 알프스산맥에서 아름답기로 유명한 인스부르크에 도착하게 된다. 인스브루크라는 이름은 인(Inn)강과 다리(Brucke)라는 뜻의 독일어를 합친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강(Inn river) 위에 있는 다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스부르크의 모습을 한눈에 보고 싶다면 레일을 타고 알프스 산줄기에 오르면 된다. 경사가 급해 구간마다 다른 레일을 2번 정도 갈아타야 한다. 가장 높은 곳은 2334m. 버스 한번 타지 않고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인스부르크 축제는 오로지 고전음악만을 고집하는 페스티벌이다. 바로크 시대의 헨델과 하이든의 교회음악부터 바흐의 정교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한가지 특징을 꼽자면 페스티벌 공연은 7, 8월 아침부터 오후 늦게 다양한 시간에 시작하는 공연으로 거의 하루 종일 페스티벌의 공연이 이어진다. 특별히 연주장이 정해져 있지 않고 시내 전역의 다양한 장소에서 공연이 이루어지는데, 궁전을 비롯해 사원, 스튜디오, 교회, 극장은 물론 심지어는 맥주홀까지 연주 무대가 돼 온 마을 전체가 페스티벌 공연장이 된다.


◆세계 최고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9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은 티켓 구매부터 전쟁을 치뤄야 한다. 마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판매가 시작되기 1년 전부터 스케줄을 확인하고 티켓을 예매한다. 특히 모차르트의 본고장답게 모차르트 오페라가 올려지는 날에는 거의 6개월 전에 표가 매진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일반 티켓도 1개월 전 매진은 기본이다.

하지만 표를 못 샀다고 바로 실망할 필요는 없다. 공연 당일 부득이하게 못 가게 된 사람이 환불 티켓을 내놓기도 하고, 공연장 앞에서 암표상을 만날 수도 있으니 공연 관람의 기회는 어느 정도 남아있다. 비록 비싼 값을 치뤄야 할지도 모르지만.

축제는 마을 전체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장소는 구도시 산 아래 있는 축제극장이다. 좁은 땅에 홀을 만들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무대 뒤편은 바위산을 뚫고 들어가 있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이곳을 '동굴 극장'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전통 있는 페스티벌, 독특한 무대이니만큼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나 오페라 공연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도레미 송의 향수가 담긴 모차르트의 고향

어렸을 적 누구나 한번쯤은 불러봤을 도레미송의 주인공, 수녀 마리아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더욱 아름답게 해준 푸른 산과 들판의 주인공 역시 잘츠부르크다. 도시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물을 따라 도레미송을 부르고 있으면 어느덧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잘츠부르크에 있는 모든 가게를 둘러보면 항상 초콜릿이 있다. 바로 잘츠부르크의 상징이 된 '모차르트 쿠겔'.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를 낳은 잘츠부르크의 자부심이자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초콜릿이리라.

◆오페레타의 절정, 뫼르비슈 페스티벌

오스트리아의 숨겨진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오페레타만을 전문적으로 공연하는 오페레타 최고의 페스티벌은 바로 뫼르비슈 페스티벌이다. 오페레타는 오페라보다 작은 규모로 희극적 내용을 다루는 장르다. 소위 말하는 말장난으로 관객을 재미있게 해주는데 오스트리아 언어를 모르면 언어의 장벽을 넘지 못해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 참 아쉬운 대목이다.

뫼르비슈의 무대 역시 브레겐츠의 무대와 같이 호수 위에 설치돼 있다. 오색 조명과 레이저빔, 다양한 특수장치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아름다운 하모니는 귀를 즐겁게 해주며, 유쾌한 말솜씨로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뫼르비슈 페스티벌은 이제 오스트리아만의 페스티벌이 아닌 세계적인 페스티벌이 되었다.

음악의 천국 오스트리아. 한 나라 안에서도 크고 작은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런던에서 빅벤을 보는 것도 좋고, 독일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것도 좋지만, 낭만과 아름다움이 있는 음악 페스티벌을 따라 오스트리아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 자연경관을 따라 천천히, 그리고 음악을 따라 유유히….

여행 문의 오퍼스트래블 02-3445-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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