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여름 정리하고 가을 대비할 때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8.14 07:53

종목장 진입..증권가, 다양한 선택 기준 제시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발 호재로 상승하던 코스피지수가 옵션만기에 일격을 받고 하락했다. 상승 마감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이 사건이 시장의 기조를 변화시킬만한 이슈는 아니고 오늘(14일) 하락폭의 만회를 위한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의 폭탄 폭발로 프로그램 매수잔액이 상당히 가벼워졌고 베이시스도 크게 높아져 프로그램은 매수할 여력을 키워놓은 상태다. 외국인의 매수도 큰 변화가 없음도 전날 확인할 수 있었다.

어제는 말복(末伏)이었다. 삼복 더위가 이제 끝난 것이다.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대형 이벤트들도 사실상 마감됐다. 출구전략과 관련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금융통화위원회,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고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번주로 마감된다. 여름이 식물들을 성장시키는 기간이라면 가을은 열매를 맺는 시기다. 시장의 에너지도 변화하고 있다. 지수를 키를 높이던 힘은 약해지고 그 힘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차분하게 지난 여름을 정리해 볼 시기다. 지난 여름의 키워드는 '실적'과 '경기'였다.

◆안도와 의문의 교차= 2분기 기업실적은 그야말로 '서프라이즈'였다. 한국 기업들의 경우 좋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치를 크게 상회했고 미국 기업들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 외로 양호했다. 7월 글로벌 증시를 급등시킨 원동력이었다. 덕분에 증시는 박스권을 뚫고 1550선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2분기 어닝시즌은 이익의 질에 대한 논란을 남겼다. 영업이익, 순이익 등 이른바 '바텀라인'은 크게 좋아졌지만 매출액 즉, 탑라인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 '매출의 증가 없는 이익의 증가'였다는 것으로 이는 실적개선의 힘이 경기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보다는 원가나 비용절감 등 기업 내부적인 변화 때문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것이냐는 의문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경기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경기가 좋아져야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8월은 이를 확인하는 기간이었다. 하지만 경기지표들도 대부분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결국 경기 하강은 멈췄다는 낙관론이 팽배해졌고 그동안 구조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며 비관론을 유지하던 많은 전문가들이 의견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경기 또한 의문을 남겼다. 고용과 소비가 기대만큼 빠르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국내 7월 취업자수는 감소했고 미국의 실업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외로 증가했다. 또 7월 소매판매 역시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하락했다. 결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지만 개선의 속도는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핵심은 민간이다. 정부 주도로 경기하강을 멈춰 세웠고 이에 따라 각종 경제지표들도 개선됐지만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 자칫 바통을 떨어뜨리거나 바통을 받아놓고 머뭇거리면 상반기 강한 반등을 믿고 상승했던 시장을 크게 실망시킬 수 있다. 이제부터는 민간의 투자, 고용, 소비의 회복에 시선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어떤 기준으로 무슨 종목을 고를까= 증권가는 어떤 기준으로 어떤 종목을 선택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상 이제는 지수보다는 종목 장세로 진입하고 있어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처럼 유망한 업종이나 종목을 분석하는 보고서들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는 시장의 온기가 중소형 개별종목으로까지 확산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론 개인들의 참여가 좀 더 활발해지고 기관의 자금여력이 보다 여유로와 진다면 궁극적으로 중소형주나 코스닥 개별종목으로까지 상승범위가 확대되겠지만 현시점에서는 최근 투신과 외국인이 주목하고 있듯이 업종내 안정성이 탄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옐로우칩에 초점을 맞추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기관의 성장형 펀드내 비중축소(Underweight)된 업종 내 종목, △3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및 전년대비 증가해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종목군과 3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대비, 전년대비 증가하여 단기적인 실적전망이 좋은 종목, △현재 PER이 최근 5년 평균 PER을 하회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목, △최근 외국인+기관의 매수강도가 강화된 종목을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그 대상으로 호텔신라, 대상, 모두투어, 하림, 삼강엠앤티, STX조선해양, 삼영엠텍, 용현BM 등 8개 기업을 선정했다.

대우증권은 9월로 예정된 FTSE 지수 편입에 대비한 종목 선정을 권고했다. 한국시장에 처음 투자하는 선진자금 입장에서는 개별 종목 차원에서의 접근보다 한국시장에 대한 접근 차원에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그렇다면 그 대상은 우리나라 증시를 대표하는 업종 대표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FTSE지수 내 비중보다 코스피지수 내 비중이 적은 종목들의 경우 FTSE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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