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경기·금융 상황별 시나리오 대응"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8.20 09:37

[채권운용전략:은행편]안재완 국민은행 트레이딩부장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 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8월13일(10: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채권 운용역들은 하나만 잘 하면 됐다. 고금리 은행채, 공사채, 우량 회사채 등 입맛에 맞게 골라 사기만 하면 돈이 됐다. 살 돈이 있느냐 없느냐, 적극적으로 샀느냐 사지 않았느냐의 차이가 희비를 갈랐다. 투자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적극 매입에 나선 곳은 올해 목표한 운용수익을 대부분 채웠다.

안재완 국민은행 트레이딩부장(사진)은 올 상반기 같은 채권투자 환경이 상당기간 동안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낙하를 멈춘 경기, 패닉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고 있는 금융시장 상황 등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을 검토할 단계이기 때문이다.

출구전략이 곧바로 실행되기도 어렵다. 경기 회복을 자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 출구전략 실행이 다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중앙은행들이 출구쪽으로 발을 옮기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다.

안 부장은 중앙은행의 움직임과 경기 회복 속도를 보며 일단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짜놓고 있다. 세부적인 운용은 운용역들의 판단에 맞기지만 큰 틀에서는 두가지 경로를상정하고 있다.

우선 "경기가 지속적으로 활황세를 보일 경우 시장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중단기 금리가 더 빨리 올라 장기금리와 격차를 줄이는 베어리쉬 플래트닝(Bearish flattening)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반기 중 경기의 추가 개선 동력이 약화되며 더블딥(Double Dip) 가능성이 엿보일 경우 3년 이내 중단기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두 경우는 상반된 전략이다. 그만큼 경기와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과 예측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사실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은 만들어놨지만 시나리오대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기보다는 짧게 보고 갈 것을 운용역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현 경기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안 부장은 "경기 회복을 아직 확신하긴 어렵다. 고용이 살아나야 소비도 살아나는 데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아직 본격적인 고용시장 회복을 논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금리인상이 시작될 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했다. 경기회복 강도에 따라 통화 긴축의 속도가 결정되겠지만 올 하반기까지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들을 거둬들이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 부장은 "기준금리는 하반기까지 현 수준인 2.00%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 차례(0.25%포인트) 인상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과 외환트레이딩도 책임지고 있다. 지금부터 주식은 보수적으로 봐야하지 않겠냐며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경기에 대해 비교적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했다.

달러/원 환율은 1200원선이 현재로서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가 지속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달러 공급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편 올 연말이면 국민은행은 파생상품부분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자체적인 트레이딩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으며 올 연말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은행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이자율옵션 및 상품(Comodity) 데스크가 본격적으로 가동돼 국민은행의 운용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국민은행에 입행하기 전 뱅커스트러스트(BTC)를 시작으로 삼성증권에서 채권운용을 담당한 채권 및 금융시장 전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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