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수입 회복세…무역흑자 급감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08.13 15:36
7월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전월에 비해 40% 가까이 급감했다. 수출 회복이 더딘 반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부담은 커져 앞으로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7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1.8% 감소한 320억2300만달러, 수입은 35.7% 감소한 276억17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44억6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내 연간 누적 흑자가 276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다만 7월 무역흑자는 사상 최대이던 지난 6월 72억7000만달러에 비해 39.4% 감소했다.

무역흑자가 감소한 것은 7월 수출액이 6월(326억3400만달러)에 비해 1.9% 줄어든 반면 수입액은 6월(253억6400만달러)에 비해 8.9% 증가했기 때문. 전년 동월비도 수출 감소율은 6월(12.4%)에 비해 7월에는 2배 가까이 확대된 반면 수입감소율은 6월 32.9%에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수출보다 수입이 훨씬 빠르게 감소해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수입 감소세가 둔화돼 무역흑자 폭도 감소하고 있다.

수입 감소세 둔화는 원자재 분야에서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6월 원자재 수입액은 124억9400만달러였지만 7월들어 153억4000만달러로 22.7%나 늘었다. 원유 도입단가가 6월 배럴당 59.5달러에서 7월 69.8달러로 10달러 넘게 뛰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원자재 수입액이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달한다. 원자재를 제외하고 7월 자본재 수입은 전달에 비해 12.6% 증가했으며, 소비재 수입은 15.0%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도 원유 가격이 국제 시장에서 배럴당 70달러 이상에서 형성되는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수입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의 회복세는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수출 상대국인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2분기 이후 계속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안정의 효과가 수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

정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이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올해 4분기에 가서야 수출이 전년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성호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당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 강세가 무역흑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무역 흑자 폭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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