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 몰려든 과천 꿀벌마을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9.08.17 07:12

각종 개발계획 틈타 부동산사기 만연

↑ 과천시 과천동 208, 210, 230번지 일대 꿀벌마을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경마공원 인근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촌. 이 곳의 이름은 꿀벌마을이다. 거주민들이 벌집을 만들듯 합심해 모여 살자며 2~3년 전부터 부르기로 한 마을 이름이다.

최근 이 곳에 부동산업자 등 투기꾼들이 벌떼처럼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8월 과천시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과천동 200번지 일대 18만5000㎡에 코엑스몰 8배의 복합문화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다.

꿀벌마을 주민대표 이춘숙 씨는 "레저문화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된 이후 부동산업자와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똑같은 비닐하우스인데도 우리 것을 사면 상가분양권을 준다고 광고하는 통에 난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곳은 비닐하우스뿐 아니라 대지 매매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농지 1000㎡당 거래가격은 7억~9억원 선. 과천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설 갈현동, 문원동 일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과천시가 이 일대 127만㎡를 수용해 연구개발(R&D)단지 등을 구축하고 4900가구의 주택을 짓기로 발표하자 비닐하우스가 우후죽순 늘어났다.

↑ 과천 도시 기본계획 ⓒ과천시

이처럼 과천 그린벨트 지역에 개발호재가 터지면서 허위광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엔 '과천 미니신도시 조합원 특별분양'이라는 제목의 매물이 인터넷에 등장했다.


과천시 그린벨트 내 철거예정 가옥 33㎡를 매입, 9월 안에 등기를 마치면 109㎡(33평)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매물을 올린 당사자는 "9000만~1억원을 투자하면 보상금 1500만원을 받고 아파트 로열층을 배정받을 수 있으며 1회 전매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과천시 관계자는 "시에서는 미니신도시 조성계획을 발표한 적이 없는데다, 그린벨트 지역이라 조합원 분양권은 있을 수 없다"며 "정식 인·허가를 거쳐 분양절차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광고는 모두 가짜"라고 말했다.

과천시가 사기로 판단,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주는 동시에 경찰에 허위광고 수사의뢰를 요청하자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해당 광고가 사라졌지만 일부 투자자, 부동산중개업자들의 홈페이지, 블로그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구역지정을 위한 공람공고 발표후 현재 검토단계이며 복합문화단지는 지난 2월 주민 공청회를 열고 사업전략 용역을 진행 중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개발계획이 승인나지 않아 확정된 게 없다"며 "내년 중 승인을 받고 보상계획 수립 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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