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리 "북한서 꿈꿨던 일 하고있다" 첫인사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09.08.12 17:27
↑ 사진은 지난 3월 17일 북한에 억류됐다 142일만에 풀려난 미국 커런트 TV 여기자 로라 링(32)과 프로듀서 유나 리(36)의 석방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LauraAndEuna.com).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프로듀서 유나 리(36)가 10일(현지시각) 자신의 석방을 위해 만들어진 웹사이트(LauraAndEuna.com)에 감사글을 올렸다.

‘유나 리가 지지자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경험에서 벗어나 집에 도착한지 5일이 지났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유나 리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후 딸 하나(4)와 계란 요리를 해 먹거나 딸의 머리를 빗고 학교 갈 옷을 입히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또 남편과 카페에 들러 떨어져 지낸 동안의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회를 찾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냈다는 안부를 전했다.

유나 리는 “북한에서 꿈꿔 왔던 일들을 가족과 천천히 해나가고 있다”며 “매순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썼다.

그는 특히 “로라 링과 나를 위해 정부에 편지를 쓰고 기도해 준 사람들,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봐주고 걱정해준 이들을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가 집에 무사히 돌아갈 때까지 여러분의 관심이 지속될 것임을 알았기에 북한에서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유나 리는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털어놨다. 그는 “집에 오자마자 우릴 도와 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면서 “인터넷과 블로그, 뉴스를 검색하기도 했지만 그러는 동안 또 다시 딸, 남편과는 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인사가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유나 리는 딸 하나가 아직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불안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듯 보인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하나가 엄마가 곁에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 북한에서의 내 경험과 생활을 사람들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을 맺으면서 유나 리는 “다시 한번, 많은 이들의 지지와 관심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하고 여러분의 사랑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나 리는 글에서 자신이 북한에서 142일간 겪은 경험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가족과 좀 더 시간을 보내며 안정을 찾은 후에야 북한에서의 일들을 풀어 놓겠다는 입장이어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좀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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