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心·朴心 풀리나…박근혜'대통령특사'수락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8.10 18:41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특사로 해외방문길에 나선다. 1년하고도 7개월만이다. 특사가 아니라 둘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된 정치적 메시지가 나온 것으로만 쳐도 1년 7개월만이다. 여권 내 논란의 핵심인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갈등 국면에 해빙 무드가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오는 24일부터 13일 동안 박 전 대표가 헝가리와 덴마크, 유럽연합(EU)에 이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다고 10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수교 20주년이 되는 헝가리와 수교 50주년을 맞는 덴마크를 각각 방문, 수교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라슬로 소욤 헝가리 대통령, 마가레테 2세 덴마크 여왕 등 양국 국가원수 및 고위 관계자들을 예방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특사로 해외에 나가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월 '당선인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3박4일간 방문했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선 이 대통령과 회동도 가졌다.

하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그동안 총선을 치렀고 공천파동을 겪으며 친이·친박 진영이 갈렸다. 박 전 대표는 당시 공천 결과를 두고 "나도, 국민도 속았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후에도 박 전 대표는 청와대와 거리두기를 꺼리지 않았다. 지난 5월 방미 전 인천공항에 배웅 나온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지난 1월 이 대통령과 비밀 회동한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대해 "선거나 법안 얘기는 하지도 않았는데 잘못된 얘기가 나와 이해하기 힘들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박 전 대표가 이번에 특사 파견 제안을 수락한 것은 양 진영 간 화해의 물꼬를 튼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이번 특사 파견은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박 전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 때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이번 특사 수행단에 친이계 핵심인 안경률 의원과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의원이 함께 포함된 것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박 전 대표의 이번 특사 파견이 여권 내 화합의 계기가 되길 바라는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번 특사파견은 독립된 사안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며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개각에서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최경환 서병수 의원 등 그동안 물망에 올랐던 친박 의원들의 입각이 성사될 경우 이 같은 화합 분위기가 고조되지 않겠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친박계에선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아직은 양측간 온도차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면 항상 협조해왔고 이번 유럽특사 수락도 그 연장선상"이라며 "정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표는 오는 11일 10월 재·보선 지역 가운데 한 곳인 강릉을 방문, 대선 경선 당시 캠프 소속이었던 심재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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