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北 보내는 정부 속내는?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9.08.10 11:36

오후 2시 방북…유씨 관련 메시지 유무에 '촉각'

정부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10일 현 회장의 방북이 성사될 예정이다.

최근 장기 억류된 두명의 미국인 여기자가 석방되면서 우리측 억류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부담이 가중됐던 터라 이번 현 회장의 방북 배경과 전망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자 차원..메시지 전달여부 함구"=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현 회장 측이 10일 오후부터 2박3일간 평양 방북을 위한 신청서를 어제 밤에 통일부에 제출했다"며 "이날 오전 중 방북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정지이 현대유엔아이(U&I)전무와 및 현대아산 실무자 1인 등과 함께 계획대로 이날 오후 2시 방북 길에 오를 예정이다.

정부는 현 회장의 방북에 대해 '사업자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부와 협의가 전혀 없지는 않았다고 밝혀 억류 근로자 유씨 문제 해결을 위한 사전교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천 대변인은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은 사업자 차원"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이 과정에서 현 회장이 방북신청을 해왔고, 통일부가 이를 승인할 예정이기 때문에 (유씨 문제 해결을 위한) 그런 차원의 협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현 회장을 통해 억류자 문제 해결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천 대변인은 "현 회장의 방북 목적은 당면 현안협의로 알고 있다"며 "더 추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미국인 여기자 두명이 석방되면서 우리측 억류자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른 터라 이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북측은 이날 현재 억류 12일째를 맞은 연안호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란 답변만 되풀이하며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김정일 면담 성사되나..유씨 석방 '고비'=현 회장의 방북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실제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김 위원장과의 면담 후 두 여기자의 특사 조치를 얻어냈다.

이에 따라 현 회장과 김 위원장의 면담이 성사된다면 유씨의 석방도 가능할 것이란 낙관적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아산 직원인 유씨는 탈북책동, 체제 비난 등 혐의로 체포돼 이날 현재 134일째 북한에 억류 중이다. 현대아산 측은 그간 유씨의 석방을 위해 물밑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씨의 석방이 이뤄질 경우, 지난해부터 중단된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강산 관광은 지난 해 7월 관광객인 고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 이후 중단됐으며, 개성은 지난해 북한이 취한 '12.1 조치'의 일환으로 중단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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