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왜 멕시코를 찍었나?

- 미국 자동차 산업 북부→남부 중심 이동
- 정준양 회장 "멕시코 북동부는 미국 겨냥 요충지"
- 멕시코, 북중미 소형차 생산 거점

포스코가 사활을 걸고 추진해온 '멕시코 프로젝트'가 비로소 완성됐다. 북중미 자동차 시장을 노린 멕시코 자동차용 아연도금강판(CGL) 공장이 6일(현지시간) 준공됐다.

북중미의 소형차 생산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멕시코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하고 있는 미국을 동시에 겨냥한 포스코의 승부수다. 그동안 자동차 강판을 아시아 지역에서 파는데 그쳐왔던 포스코는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북중미를 직접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 "미국 공략 위한 지리적 요충지"= 멕시코시티에서 항공기를 타고 동쪽으로 1시간 정도 날아가면 카리브해의 항구도시 탐피코가 나온다. 이곳 탐피코와 인접한 곳에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공장이 세워진 알타미라시(市)가 있다. 포스코는 왜 멕시코 북동부의 이 작은 도시를 미주 공략의 거점으로 택했을까?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 공장이 자리한 알타미라는 인접한 항구도시 탐피코를 통해 미국 동남부의 주요 자동차 공장들로 강판을 해상 운송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6일 알타미라 현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미시간주 등 북부에서 앨라배마주, 조지아주 등 해상운송이 용이한 동남부로 옮겨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한 미주 지역을 겨냥해 지리적으로 가장 중요한 위치가 어딘가 살펴본 결과, 멕시코 북동부가 요충지라고 판단하고 선점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은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가 있는 미시간주, 오하이오주를 비롯한 북부 지역이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한국, 일본, 독일 등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이 동남부 지역에 둥지를 틀면서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 벤츠의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주가 대표적이다. 조지아주에도 혼다의 공장이 있고, 기아자동차가 올 12월 생산 개시를 목표로 공장을 건설 중이다.

▲멕시코 지도(포스코 알타미라 공장 위치 포함)

◇ 멕시코 자동차강판 시장은 블루오션= 멕시코 자체도 북중미의 대표적인 소형차 생산거점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소형차 중심으로 총 21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이 가운데 77%를 미국과 캐나다로 수출했다.

제너럴모터스(GM)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닛산 등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돌아가고 있고, 오토텍 벤틀러 등 1000여개 자동차 부품회사들도 모여있다. 포드자동차는 멕시코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5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2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자동차 설비 증설도 진행 중이다.

미 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미국으로의 수출 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것도 멕시코의 강점이다. 게다가 자동차 생산량에 비해 자동차 강판 공급 능력이 부족해 2015년에는 멕시코에서 약 200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부족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포스코는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멕시코 정부의 노력도 적지 않았다. 세제 지원이 대표적이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포스코가 공장 건설을 위해 들여온 설비 및 건설 기자재에 대해 관세(최고 17%)를 완전 면제했다. 또 앞으로 해외 수출용 제품 생산을 위해 수입하는 소재에 대해서도 각각 관세(7%)와 부가가치세(15%)를 완전 면제키로 했다. 타마울리파스 주정부도 각종 등록세를 50%씩 감면해줬다.

정 회장은 "멕시코 공장을 준공하기까지 멕시코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많은 협조가 있었다"며 "멕시코는 미주 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무한히 뻗힐 수 있는 지정학적 거점일 뿐 아니라 막대한 성장잠재력을 가진 곳"이라고 말했다.